독거노인 집앞 놓인 야쿠르트 2개…통장과 이웃은 지나치지 않았다

“문제 있다” 직감…119 신고해 나흘째 굶주린 어르신 구조


며칠째 집 앞에 놓인 야쿠르트를 예사롭지 않게 여겨 신고한 이웃들의 관심과 도움이 독거노인의 생명을 구해 화제다.

지난 8일 낮 강원 춘천 후평1동에서 통장을 맡고 있는 나영숙씨(64‧여)는 통내 아파트단지의 경비원으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경비원은 나씨에게 입주민인 독거노인 A씨(80)의 집 앞에 야쿠르트 2개가 걸려 있다고 전했다.

나씨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직감했다. 야쿠르트 2개가 집 앞에 걸려 있는 것을 통해 A씨가 최소 사흘째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A씨의 집 앞에 걸린 야쿠르트는 후평1동 행정복지센터가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 배달한 것으로 배달 시기는 매주 화요일, 목요일, 일요일이다.

춘천이 아닌 타 지역에 나가 있던 나씨는 급한 마음에 119에 신고를 했다.

나씨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서 구급대원에게 모든 책임은 내가 질테니 어르신 집의 문을 뜯고 들어가라고 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구급대원들이 문을 열고 들어간 집 안에는 A씨가 기력을 거의 잃고 쓰러져 있었다. A씨는 나흘 가까이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주변의 권유에도 병원비 부담에 입원 치료를 거부했으나 나씨의 설득 끝에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집으로 돌아온 A씨는 11일 요양병원으로 옮겨져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나씨는 “경비원, 행정복지센터 직원 등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어르신을 구할 수 있었다”며 “어르신이 다시 기운을 찾으셨다는 말을 들으니 이제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새마을문고중앙회 춘천시지부가 결성한 춘천시새마을작은도서관봉사단은 11일 A씨의 집을 찾아 대청소를 했다.

후평1동 행정복지센터는 A씨에게 연계 가능한 복지서비스를 찾고 있다. 집수리를 비롯해 냉장고와 밥솥, 냄비, 이불 등 생활물품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승희 후평1동 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담당은 “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주민들과 함께 살피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강원 춘천시새마을작은도서관봉사단은 지난 11일 독거노인 집을 찾아 대청소를 했다.(춘천시 제공) 2021.8.15/뉴스1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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