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클릭' 한번이면 끝…코로나 덕에 '디지털 세정' 앞당겼다

자료 제출없이 '사전 동의'만으로 연말정산 과정 완료

홈택스·손택스도 질적 향상…"비대면 문화로 발전 가속"

 

내년부터는 연말정산을 위해 직접 인터넷에서 자료를 다운로드 받아 회사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자료 제공에 대한 사전 동의만 하면 결과만 확인해도 연말정산이 완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쇼핑부터 근무 환경, 여가까지 사회 전반에 걸쳐 언택트·비대면 문화를 활성화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세무 행정 환경도 바꾸고 있다. 창구 업무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디지털 세정'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국세청은 지난 13일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통해 내년부터 연말정산 간소화자료에 대한 '일괄제공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연말정산을 위해 근로자가 직접 인터넷을 통해 간소화 자료를 내려받아 회사에 제출해야 했다. 이에 고령자와 외국인 등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근로자는 세무서에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이같은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국세청이 소속 근로자의 간소화 자료를 회사로 일괄 제공하고, 회사가 이를 근거로 연말정산 서류를 작성하면 근로자는 마지막으로 결과 확인만 하면 모든 과정이 완료된다.

그간 연말정산과 관련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많았다. 꼭 고령자와 외국인이 아니더라도 매년 연말정산 시기 때마다 자료를 내려받아 회사에 보내는 과정이 혼란스럽다는 지적이었다. 회사 역시 잘못된 자료를 보낸 사례를 거르는 과정에 적지 않은 인력을 소모해야했다.

좀처럼 바뀌지 않던 연말정산 과정이 개선된 데에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전까지는 컴퓨터 사용이 어려운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세무서 창구 업무 등을 통해 지원이 가능했지만, 1년 넘게 코로나 정국이 계속되면서 이것이 여의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한 세무사는 "이전에도 충분히 개선할 여지는 있었지만 우선 순위에 밀려 진행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사실상 코로나가 국세청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번 개편과 함께 연말 정산 집중 기간 접속 장애 등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서버 확충과 개인정보보호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 News1 DB

사실 '디지털 세정'으로의 변화는 이미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작년 8월 김대지 국세청장이 취임한 이후로 꾸준히 이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는 '홈택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비대면 납세서비스를 갖추기 위해서는 홈택스의 기능 확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올 5월에는 세금 납부 과정에서 신고서 작성과 납부까지의 절차·정보를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도입돼 편의성을 높였다. 또 시행예정 개정세법을 반영해 향후 양도소득세를 계산할 수 있는 '미리계산 서비스'도 개발됐다.

이와 함께 간단한 질문과 답변으로 스스로 신고할 수 있는 '대화형 신고 서비스'가 종합소득세, 양도소득세, 상속세까지 확대됐고, 신고항목을 미리 작성해주는 모두채움 서비스도 종소세, 양소세 등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실수로 수입금액을 누락하거나 납부세액을 과다 감면 하는 등의 실수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자기검증 서비스'도 항목이 확대됐다.

하반기에도 웹페이지 가독성 개선, 메뉴구조 개편 등의 디자인 개선과 개인별 납세정보를 통합조회할 수 있는 'MY 홈택스' 기능 강화 등이 추진된다.

홈택스의 모바일 버전인 '손택스'도 이같은 흐름에 맞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PC 홈택스의 80% 정도의 서비스만 제공됐지만, 올 1월 기준으로는 96%까지 확대됐다. 내년에는 홈택스와 완전히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단순히 현재 있는 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업무 프로세스와 서비스 방식을 재설계해 실질적인 납세서비스 향상을 이끌어야 한다"면서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차원의 납세서비스를 국세행정의 뉴노멀(New Normal)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대지 국세청장이 13일 오전 국세청 본청에서 진행된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 뉴스1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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