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광주법정 네 번째 출석…5·18재판 어떻게 진행돼 왔나

작년 11월30일 1심 집행유예 선고 이후 8개월여만

항소심 세 번째 공판 출석 예고…'불이익' 의식한 듯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9일 열리는 광주지법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다.


이날 전씨의 광주법정 출석은 지난 2019년 3월11일과 지난해 4월27일, 같은해 11월30일 이후 네 번째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 '혼돈의 시대'에서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씨를 2017년 4월 고발했다.

검찰은 헬기사격의 목격자에 대한 진술을 청취하고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의 자료 검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탄흔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전씨를 2018년 5월 불구속 기소했다.

전씨는 재판에 넘겨졌지만 숱한 이유로 공판은 지연됐다.

전씨 측이 기일 연기 신청을 하거나 알츠하이머와 고령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공판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관할 이전과 기일 연기 신청,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을 불출석하던 전씨는 결국 구인장을 발부한 후인 2019년 3월11일에서야 광주 재판에 처음 출석했다.

이날 전씨는 법원에 출석하며 "발포명령 부인하시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 왜이래"라며 버럭 소리를 지르고 재판장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여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전씨는 재판에 출석해 "헬기 사격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전씨는 2020년 4월27일 열린 12차 공판에 출석하며 두 번째로 광주 재판에 출석했다. 전씨는 앞서 당당했던 모습과 달리, 입을 굳게 닫고 법정으로 향했다.

전씨는 이날 공판에서도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5일 결심공판에서 전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2년6개월간 1심 재판은 지난해 11월30일 전씨의 세 번째 출석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진행된 선고공판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판사는 전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의 재판이 열린 지난해 11월30일 광주법원 앞에서 5·18 관련 단체 회원들이 전 씨의 구속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2020.11.30/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1심은 목격자와 군 문서 등을 볼 때 헬기사격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1980년 5월27일의 경우 헬기사격은 인정하면서도 조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주장하거나 진술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형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검사와 전씨 측은 모두 항소했다. 검사는 1980년 5월27일 헬기사격이 있었음에도 이 부분에 대한 회고록 기재에 대해서는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것은 사실 오인이 있는 점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전씨 측은 '1980년 5월21일 500MD 헬기로 사격을 했다'고 판단한 것 등에 대해 사실 오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전씨는 또 다시 항소심 재판을 서울에서 받게 해달라며 관할이전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하지만 지난 5월10일 24일 열린 공판기일에 전씨가 나오지 않으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진씨 측은 형사소송법에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들어 출석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이 전씨 측에 소환장을 발송하지 않은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정당한 사유 없이 계속해서 2회 이상 불출석할 경우 개정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전씨의 계속된 불출석에 따라 항소심은 지난 6월14일과 7월5일 궐석재판으로 진행됐다.

항소심에서 전씨 측 변호인은 1심 판결이 인정한 헬기 사격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 이유를 설명했고, 검찰은 이미 1심에서 판단한 내용을 전씨가 되풀이하는 등 반성도 없이 또 다시 광주시민의 명예를 훼손해 죄질이 나쁘다고 받아쳤다.

특히 전씨 측은 국방부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자료와 헬기 조종사 9명에 대한 증인 신청을 요청했고,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의 증거 제출 등은 필요한 최소한만 받아들이고 제한할 수 있다"며 "(피고인 측) 입증을 충분히 하고 싶다면 피고인 출석이 전제돼야 한다"고 압박했다.

결국 전씨는 재판부의 압박으로 9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리는 항소심 세 번째 재판에 출석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30일 1심 선고 이후 8개월 10일만이다.

전씨의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지난 3일 이번 항소심 재판에 전씨가 출석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전씨 측은 "재판부가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받아줄 수 없다는 취지로 얘기해 부득이하게 출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인 이순자씨도 동석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전씨가 출석을 예고함에 따라 법정질서 유지를 위해 기존 선착순 배부에서 문자추첨으로 변경하고, 방청권을 20석으로 제한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전씨에 대한 인정 심문과 함께 5·18 헬기사격과 관련한 증거·증인 신청에 대한 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지난해 11월 30일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광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2020.11.30/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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