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광역단체 중 첫 4단계…대전 자영업자들 '한숨·분통'

사적모임 사실상 금지 “왜 저녁시간 우리만 피해보나” 불만

 

일부선 “좀 더 일찍 했어야”…시, 기자들 현장취재 자제 요청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코앞에 둔 대전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대전은 최근 급격한 확진자 증가로 인해 지난 22일 거리두기를 3단계로 상향 조정한 지 닷새 만인 27일부터 최고 단계인 4단계가 적용된다.

대전에선 태권도장발 집단감염 여파로 18일 8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19·20일 각 73명, 21일 81명, 22일 67명, 23일 68명, 24일 54명 등 일주일간(18~24일) 499명, 일평균 71.3명의 확진자가 나와 4단계 기준(인구 10만명당 4명 이상, 대전 59명)을 크게 상회했다.

결국 허태정 대전시장은 25일 4단계 격상 방침을 발표했고, 이날도 전날보다 17명 늘어난 7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허태정 대전시장(왼쪽부터)과 장종태 서구청장, 이선용 서구의회 의장이 26일부터 코로나19 경증·무증상 확진자들의 생활치료센터로 활용되는 서구 관저동 한국발전인재개발원을 찾아 준비상황을 점검보고 있다. (대전시 제공) ©뉴스1

시는 27일 오전 10시부터 수도권 4단계 종료 시점인 내달 8일까지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는데, 공교롭게도 도쿄올림픽 폐막일과 같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 신종 감염병으로 인해 사상 초유의 ‘무관중’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한반도에 최악의 코로나 상황이 도래한 모양새다.

시청 대변인실은 4단계 기간 기자실 출입 및 현장 취재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고, 모든 브리핑을 온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4단계가 시행되면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는 점이 일상생활의 가장 큰 변화다. 사실상 사적 모임을 갖지 말라는 취지다.

직장인 심 모 씨는 “그동안 4명으로 사적 모임 인원이 제한되는 것도 불편했는데, 이제 저녁에는 그마저도 못하게 되니 참 답답하다. 2명씩 짝을 찌어 다녀야 할 판”이라며 “퇴근 후 곧장 집으로 가서 그동안 미뤄뒀던 방 청소도 하고 혼자 운동도 하면서 몸 관리를 해야겠다”라고 말했다.

대전의 한 대학에서 매주 화요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백 모 씨는 “4단계가 적용되는 2주간 모든 행사·모임에 대해 집합금지 조치가 취해져 난감하다”라며 “강의 일정을 취소하고 추후로 연기해야 할지, 강사를 초빙해 동영상을 찍어 온라인으로라도 진행을 해야 할지 고민 중으로 긴급하게 수강생들의 의견을 묻고 있다”라고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영업자 박 모 씨는 “낮에 영화관과 백화점, 식당, 카페가 바글거려, 이 시간에 확진되고 직장과 학원에서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저녁에 장사하는 사람들이 무슨 죄를 지었나. 왜 오후 6시 이후에는 2인만 모일 수 있도록 하나”라고 반문했다.

박 씨는 “낮에는 4인이 되고, 밤에는 안 되고, 이 논리가 과연 맞는건가. 자영업자를 개·돼지인 것처럼 무시하나”라면서 “이 따위로 장난질하지 말고 낮에 기업들도 일괄 적용해 ‘셧다운’시켜라. 기업은 살아야 하고 자영업은 죽어야 하는 방역이 어디 있나”라고 4단계 시행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5개 구청장들과 함께 지난 25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27일~내달 8일)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종태 서구청장, 허 시장, 황인호 동구청장, 박용갑 중구청장, 박정현 대덕구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뉴스1 최일 기자

식당을 운영하는 강 모 씨는 “6월 말까지만 해도 ‘마스크를 벗게 해준다’, ‘모임 인원을 8명까지 모일 수 있도록 해준다’고 떠들어대더니, 20여일 만에 이게 뭔가”라며 “7월이 되면 경기가 좀 살아나나 보다 하고 알바생을 뽑고 식재료를 충분히 준비한 식당 사장들만 다 죽게 생겼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부 김 모 씨는 “애초에 수도권만 4단계를 할 게 아니라 전국을 4단계로 격상했어야 한다. 그러니 풍선효과니 뭐니 부작용이 생기고 비수도권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것 아닌가”라며 “그나마 대전이라도 결정을 해 다행인데, 늦은 감이 있다. 더 빨리 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