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인 2000명, 검사는 50명…광주 안디옥교회, 단체로 숨었나

24명 확진…의료진 20명 전수검사 위해 만반 준비, 일부는 철수
지난 8월에도 집합금지 어겨 적발…인근 주민 "돌아다닐까 걱정"

 

 

 "난 코로나 안 걸렸으니 검사 안 받아도 된다."


광주 서구 쌍촌동 안디옥교회 교인 전수검사를 위한 선별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면서 교인들이 의도적으로 방역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명의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하며 방역당국이 교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안내한 28일 오전. 안디옥교회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는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이른 오전부터 교인 1000여명이 몰릴 것에 대비해 의료진 20여명이 방호복과 페이스실드,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하고 만반의 태세를 갖췄지만 노력이 허무할 정도였다.

오전 9시부터 11시30분까지 이곳 선별진료소를 찾은 교인은 50명 남짓. 이따금씩 교인들이 찾아올 뿐 분주하거나 북적이는 모습은 없었다.

의료진은 이른 시간이라 교인들이 오전 11시~12시에 몰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전 11시가 넘어서도 교인들이 보이지 않자 일부는 현장에서 철수했다.

교회 인근 한 상인은 "이 교회가 전에 방역수칙 위반하고 대면 예배를 강행해서 주민들 사이에서 여론이 별로 좋지 않다. 주민들은 아예 접촉을 안해 큰 우려는 없는데 검사를 안 받고 주변을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니 영 찝찝하다"고 말했다.

앞서 안디옥교회는 지난해 8월28일 모든 교회 등 종교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어기고 교인 70~80여명이 찬송가를 부르고 예배한 것이 당국에 적발됐다.

적발 당시 해당 교회 목사가 "시장이 무슨 권한이 있다고 종교를 탄압하느냐"며 반발해 경찰과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출입자명부와 발열체크 대장 요구에도 문서 제출을 거부한 것이 알려지며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됐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안디옥교회는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당시 일정기간 교회 문을 닫고 주민들과의 접촉도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여기가 굉장히 정치적이고 강한 말들을 많이 해서 다니던 신도들도 정치성향이 안 맞는다고 교회를 옮겼다.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인데 그래서 검사를 안 받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에 대면예배 적발된 것 때문에 교회 측에서 주민들에게 '누가 신고했느냐'고 따져서 좀 사이가 안 좋아지기도 했다. 그 일로 평일에 개방하던 주차장도 닫고 상인, 주민들이랑 아예 접촉도 안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교인들이 의도적으로 전수검사를 기피하고 있는 정황이 선별진료소 인근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한 어르신이 "나는 어차피 코로나 안 걸렸다"며 발길을 돌리자 한 교인이 "어르신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검사는 받으셔야 한다. 이거 다 의무사항이다"며 그를 쫓아갔지만, 그들을 다시 선별진료소로 돌아오지 않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24일 대면 예배를 본 553명의 교인은 의무 검사 대상자이지만 대면 예배에 참석안 한 교인들은 검사를 강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늘 검체 채취 이후 누락된 교인들에 대해서는 교회와 보건소 차원에서 검사 독려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디옥교회는 최근 153명(TCS국제학교 115명·TCS에이스국제학교 38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TCS국제학교에서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확진자 중에는 안디옥교회 부목사도 포함됐다. 부목사의 아들 1명은 TCS국제학교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디옥교회는 안디옥 트리니트CAS라는 기독교 방과후 학교 운영을 준비 중이어서 IM선교회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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