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도 '전월세' 금지…현금 없는 무주택자 '부글'

공공재개발 분양 아파트, 준공 이후 2년 실거주 의무
분양가 오르는데 자금조달 막혀…서민 무주택자 '울상'
 
정부가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의 청약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공공재개발로 공급하는 새 아파트에 대해서도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면서다. 공공재개발의 일반 분양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전세를 놓고 잔금을 치르는 방식이 막히면서 현금이 부족한 무주택 실수요자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6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4일 공공재개발 아파트의 거주의무 기간을 2년으로 정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7월 6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공공재개발 사업으로 공급하는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인근 지역의 주택매매 가격의 100% 미만인 경우, 입주자에 대해 2년 동안 실거주하도록 의무화했다.

공공재개발 사업장에서 분양된 아파트에 청약 당첨이 되더라도 준공 이후 전세나 월세로 돌릴 수 없다는 의미다. 만약 거주의무기간 중에 거주하지 않고 거주한 것처럼 속인다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실거주의무를 부여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는 같은 취지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신규 아파트에 대해서도 최대 5년의 거주의무기간을 두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재개발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지만,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기 때문에 투기 수요가 몰릴 수 있다"며 "입주 시점부터 실거주하도록 함으로써 실수요자에게 주택 공급이 돌아가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공공 참여 방식으로 공급하는 새 아파트 물량도 결국 현금부자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통상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예비 입주자는 입주 대신 전세를 놓고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렀는데, 앞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공공재개발의 분양가가 비싼 가격으로 책정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공공재개발 후보지인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의 분양가는 3.3㎡당 4200만원대로,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1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 분양가 9억원을 넘으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투기 차단이라는 제도 취지와 달리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사라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공급 물량이 늘더라도 실수요자가 체감하긴 어려워 시장 안정 효과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제도 취지는 좋지만,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통로가 없어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공공재개발로 혜택을 받는 것은 토지주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도심 내 '부담 가능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정부 목표가 구호에 그칠 우려가 있다"며 "현금이 부족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어려워지는 반면, 전세공급 부족으로 전셋값만 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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