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4월 항공 안전 혁신대책 포함·발표

보관 위치 지정·제품 정보 표기 확인 등

정부가 항공기 리튬 이온 배터리(보조배터리) 반입 규정을 강화한다.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원인으로 보조배터리가 지목되면서다. 늦어도 4월 항공 안전 혁신대책에 포함·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 발생 이후 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규정을 살피고, 관련 기준 강화를 검토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장 감식 등 추가 조사를 해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며 "현재 보조배터리가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게 맞다면 반입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부안으로는 보조배터리 반입 개수(용량) 제한·보관 위치 지정·제품 정보 표기 확인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 규정이라는 큰 틀에서 강화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원인이 아니더라도 최근 (보조배터리 반입의) 위험성이 노출되고 있어 여러 통제 방안을 살필 수 있다"며 "보조배터리 직접 소지 등의 권고 사안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승지 등 여러 국가가 얽혀 있기 때문에 혼란 방지를 위해 국제 기준에 맞춰 강화할 부분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기준은 통상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규정을 따르지만 국가·항공사별로 대체로 비슷한 수준에서 운영되고 있다.

100Wh 미만은 특별한 반입 제한이 없으나 항공사 내부 규정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국내 항공사는 1인당 최대 5개로 제한하고 있다. 100Wh 이상~160Wh 미만은 1인당 최대 2개로 항공사 승인이 필요하다. 160Wh 이상은 반입이 불가하다.

일부 항공사 기내 충전 중 자리 비움 금지…"규정 강화 필요"

일부 항공사는 용량·제조사 정보가 명확히 표기된 보조배터리만 반입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조배터리 기내 충전 중 자리 비움 금지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충전기 사용 제한 △보조배터리 단자 절연 테이프 부착이나 개별 포장(비닐팩·보호 케이스 사용) 등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전문가들 역시 반입 규정 강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비행 중 보조배터리 화재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조배터리로 화재 원인이 밝혀지면 반입 규정 강화 등 별도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공항 보안 검색 시 불룩하게 튀어나온 배터리 등 모양이 이상한 배터리는 열폭주 현상의 전조증상일 수 있어 걸러내야 한다"며 "공항에서 160wh 이하의 배터리만 기내 반입을 허용한다고 하는데 용량을 제대로 확인하는지 의문이기에 이전보다 강화된 배터리 보안 검색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