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측 "포고령 대통령이 검토"…尹측 "金 전 장관이 잘못 베껴"

김 측 "정치 활동 금지, 정당하게 작성된 포고령"

윤 측 "문구의 잘못을 부주의로 간과했다" 지적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포고령 1호 '정치 활동 금지' 문구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 측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엇갈린 주장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 측은 포고령 1호를 작성한 김 전 장관의 '잘못'이라고 헌법재판소에 답변한 반면 김 전 장관 측은 초안을 작성한 것은 맞지만 대통령이 직접 검토했다고 반박했다. 포고령 1호는 문제 될 게 없다는 논리다.


위헌 논란이 제기된 계엄 포고령 1호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갈리면서 향후 책임소재를 두고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장관 측 법률대리인 이하상 변호사는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엄 포고령이 잘못 작성됐다는 윤 대통령 측의 지적과 관련해 "포고령 제1호 제1조는 정치 활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며 "국회의 권능을 무력화시키고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는 정치 활동의 금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떤 착오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차 잘못 작성된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정당하게 작성된 포고령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또 윤 대통령의 뜻을 반영해 작성된 포고령으로 보는지 묻는 말에 "김 전 장관께서 직접 초안을 작성하셨고 전체적인 검토는 당연히 대통령이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정 정치세력을 대통령이나 장관께서는 부정 선거와 관련된 세력이라고 보시는 것 같고 그런 세력들이 정치 활동을 매개로 국회를 장악해 무력화시키는 정치 활동을 금지한다는 취지였다"며 "그건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계엄 사태 당일 발표된 포고령 1호엔 헌법과 달리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1조)는 내용이 담겨 위헌 논란이 제기됐다. 헌법은 계엄 상황에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77조 3항)고 규정하지만 입법부 활동까지 제한하지는 않고 있다.


논란이 되자 김 전 장관은 본인이 포고령 1호 초안을 작성하고 대통령이 이를 검토·수정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지난 14일 헌재 탄핵 심판 첫 변론기일에 2차 답변서를 내면서 "포고령 1호는 김 전 장관이 종전 대통령에게 '국회 해산권이 있을 당시의 예문'을 그대로 베껴온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뜻으로 작성된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리인단은 특히 "문구의 잘못을 부주의로 간과했다"며 사실상 김 전 장관의 책임으로 돌렸다.


한편 지난달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발표한 포고령 1호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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