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양극화된 한국 정치, 음모론이 혼란 부추겨"
- 25-01-06
"윤 당선시킨 우익 유튜버들, 이제는 잘못된 계엄령의 동맹"
"트럼프에게 MAGA 운동이 있다면, 윤에게는 태극기 부대 있어"
정치적 양극화가 뿌리 깊은 한국 정치 지형에서, 음모론이 극렬 지지층을 부추겨 윤석열 대통령의 복권을 요구하게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는 "윤 대통령의 당선에 도움을 준 우익 유튜버들, 이제는 계엄령을 잘못 선포한 윤의 동맹"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NYT는 해당 기사를 위해 인터뷰한 친윤 집회 참석자 12명 모두가 부정 선거 등 음모론을 굳게 믿고 있었으며 "우익 유튜버가 자신들의 주요한 뉴스 출처"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 나온 김재승 씨(72)는 우익 유튜버들이 "진실을 말한다"며 "나는 더 이상 신문을 읽지 않고 TV도 켜지 않는다. 그들은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김용선 씨(70)는 직접 낡은 스마트폰을 꺼내 전광훈 목사가 나오는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 목사가 진보 지도자들이 미국과의 동맹을 파괴하고 북한·중국과 공모한다는 주장을 담은 영상으로 NYT는 이를 "바이러스성 콘텐츠"라고 표현했다.
한국언론재단이 2023년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53%는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인 46개국의 평균치인 30%를 웃돈 것이다.
분석가들은 알고리즘이 관심 있는 유형의 콘텐츠를 지속해서, 더 많이 시청하게 하는 필터 버블을 형성한다며 이에 갇힐 경우, 국가 분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홍성국 전 국회의원 겸 칼럼니스트는 NYT에 "윤 대통령의 계엄령은 알고리즘 중독으로 인해 시작된 세계 최초의 내란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매체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인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면, 윤 대통령은 "태극기 부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극기 부대가 주로 "교회를 다니는 고령자"로 구성돼 있다며 "이들은 주로 애국가와 성조기, 중국과 북한에 나라를 넘길까 두려워하는 좌파 정치인에 대한 악의적 공격으로 집회를 고조시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친윤 집회 현장에는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이라고 적힌 문구가 등장했는데, 이는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당시 공화당 측 후보였던 트럼프가 민주당 측 조 바이든 당선자에 패배한 사실을 부정하며 썼던 말이다. 트럼프 측 지지자들 역시 같은 문구를 반복했고, 이 같은 선거 불복은 여론은 미국 의사당 습격 사건을 촉발했다.
집회에 참석한 신은주 씨(52)는 부정 선거론을 믿는다며 "유튜브"를 출처로 들었다. 경찰과 검찰,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그동안 부정 선거론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일축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측은 내란 수괴 혐의를 전면 부정하고 있으며 통치 행위의 일환으로 계엄 선포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 보수 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대통령이 저질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면서 터무니없는 투표 사기 음모론에 정신을 잃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단 NYT는 아이러니하게도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소식이 급속도로 퍼져 군대의 의회 진입을 지연시키고 계엄령 해제할 시간을 벌게 도운 것 역시 유튜브였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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