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무산' 국회 향한 개미의 심판…하루새 8900억원 팔아치웠다

8월 '검은 월요일' 1.7조 샀던 개미들, 저가매수도 '외면'

"국장 떠나야" 불신 고조…"탄핵·하야해야 불확실성 완화"

 

국민의힘의 표결 불참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무산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를 떠나고 있다. 지난 8월 '검은 월요일' 당시 코스피를 1조 7000억 원 순매수하며 증시 구원투수로 나섰던 개미들은 이번엔 8897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국회가 촉발한 정치 불확실성 확대에 저가매수보단 장을 떠나는 것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5일 코스피가 8.77% 급락한 당시 외국인은 1조 5238억 원, 기관은 2693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조 6945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검은 월요일 이후에도 7~8일 개인 투자자들은 순매수하며 기관과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날 하락세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끌었다. 코스피는 전날 대비 67.58p(2.78%) 하락한 2360.58로 마감, 52주 최저치를 찍었다. 검은 월요일(2441.55)보다 낮은 수치다.

이날 개인은 8860억 원 순매도하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이 1034억 원, 기관이 6920억 원 순매수했으나 개인 투자자 매도세를 넘진 못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8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며 코스피가 급락할 당시엔 '저가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이날은 오히려 '투매 대열'에 나섰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정치 불확실성 확대로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지적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온라인 게시판에는 "지난주에 (탄핵) 결론을 냈어야 했다", "국장을 떠나 도망쳐야 할 때" "국회가 촉발한 '밸류 다운'" 등 한국 증시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개인 투자자들의 게시물이 속속 올라왔다.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며 윤 대통령 탄핵이 불발됐다. 표결에 앞서 증권가는 탄핵안 가결을 전제로 한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 급락은) 정치적 불확실성의 영향이 상당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탄핵 혹은 하야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