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기장 실탄소지' 애꿎은 승객에 불똥…항공편 지연 속출

"보안 검색 강화한다" 일방 통보에 김포공항 출국장 극심한 혼잡

"코로나로 승객 줄었는데도 이 정도면"…증원·검색 자동화 시급

 

제주항공 기장이 운항 직전 권총 실탄을 소지했다 적발된 불똥이 항공사와 승객들에게 튀고 있다. 공항 보안검색이 대폭 강화되면서 운항 지연이 속출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전날 국적항공사들에게 보안검색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공사는 "최근 항공사 기장의 실탄 소지 사건 등에 따라 보안 검색을 일부 강화하여 실시하니 업무에 참고하기 바란다"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 8일 김포공항에서 보안검색 과정에서 제주행 항공편을 운항하려던 제주항공 기장 A씨가 권통 실탄을 소지한 사실이 적발됐다. A기장은 지난 6일과 7일에도 운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탄 적발로 해당 기장은 경찰에 입건됐다.

신분증 미확인으로 몇 차례 홍역을 치른 공항공사가 제주항공 기장 실탄소지 사건까지 터지자 보안검색 대폭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철저한 신분 확인을 통해 미허가·불법 소지품의 기내 반입을 막겠다는 공항공사 측 방침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관(官) 편의주의 중심의 경직된 보안검색 강화로 여객기 운영 차질로까지 번지는 상황은 개선해야 한다는 볼멘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실제로 공항공사가 보안검색 강화를 통보한 전날(10일) 김포공항 출국장은 대기 줄이 100여 미터에 이를 정도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보안검색에 소요되는 시간이 늘면서 김포발 제주행 대한항공 KE1213편과 에어부산 BX8017편 등의 출발이 지연되기도 했다.

출발편이 지연되면서 제주공항 등에서 김포로 복항하는 노선 역시 줄줄이 차질을 빚었다. 전날 연결 지연된 항공편만 30여편 이상이 발생했다. 급작스레 강화된 보안검색으로 승객이 탑승하지 못한 사례도 여럿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공사의 원칙 없는 고무줄 보안검색 운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분증 미지참 승객이 탑승하거나, 다른 항공편을 탑승하는 사례 등이 잇따라 발생할 때마다 공항공사는 땜질식으로 보안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신원확인 및 현장안내 인원 증원, 보안검색 자동화 등 근본 대책마련 대신 승객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를 묻는 '보안 인터뷰'에 의존하는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항공사들과 승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김포공항 항공사운영위원회(AOC) 지난 4월 한국공항공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김포공항 보안검색 강화 조치로 국내선에서 극심한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며 "불법 탑승 근절이라는 목적 자체는 좋지만, 방법과 절차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국적항공사 한 관계자는 "1시간 전에 도착하고도 비행기를 놓칠뻔 했다면서 거세게 항의하는 승객들을 달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며 "코로나19로 승객이 줄었는데도 이 정도면 향후 정상화 시기엔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갑갑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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