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장남'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에…회장까지 한발짝
- 24-11-14
부회장 승진 1년 만에 수석부회장 타이틀…"디지털 기술 혁신에 주력"
HD한국조선해양 영업익 1조 가능성…안정적 실적으로 경영능력 인정
정기선 HD현대(267250)그룹 부회장이 1년 만에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조선업 호황과 맞물려 실적 우상향이란 뚜렷한 성과를 내놓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지주사인 HD현대의 개인 2대 주주이자 그룹 승계자로서 책임 경영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4일 HD현대그룹에 따르면 정기선 부회장은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1982년생으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를 거쳐 2013년에 복귀했다. 기획실 부실장, 선박해양 영업본부 대표, 경영지원실장,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등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그룹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불과 1년 만에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고 승계자 입지를 굳혔다. HD현대의 최대 주주는 지분 26.6%를 보유한 정몽준 이사장이다. 정 이사장은 경영과 거리를 두고 있는 만큼 장남인 정 수석부회장이 자연스럽게 그룹을 이끌 것이란 게 중론이다.
재계에선 우상향을 그리는 HD현대그룹의 실적을 승진 배경으로 꼽았다. HD현대의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지난 2021년 1조 3000억 원 넘는 적자에서 지난해 282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놨다. 올해 3분기 누적 흑자는 9350억 원으로 '1조 클럽' 가입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1년 만에 HD현대그룹의 입지도 한층 높아졌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 순위는 지난해보다 한단계 상승한 8위다.
정 수석부회장은 책임 경영과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5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약 472억 원을 투자해 자사주를 사들였다. HD현대 지분율은 기존 5.26%에서 6.12%로 상승했다. 정 이사장에 이어 개인 2대 주주를 지키고 있다.
재계에선 정 수석부회장뿐 아니라 80년대생 3·4세의 경영권 승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2022년 승진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부회장도 지난해 말 그룹 인사에서 승진하고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HD현대그룹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주요 핵심 과제를 직접 챙기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나설 것"이라며 "친환경과 디지털 기술 혁신 주도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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