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이후 3년차 첫 10%대 지지율…윤, 반환점 전 '레임덕' 직면

박근혜, 20%대 붕괴 후 5%까지 급락…레임덕 본격화

부정평가 이유 1위 '김 여사'…"특검 빼고 답 없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역대 최저치인 19%를 기록했다. 집권 3년 차에 10%대 지지율은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임기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고 레임덕이 본격화됐단 관측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 대비 1%p 낮은 19%로 집계됐다. 총선 이후 하락세 속에서도 지켜온 20% 지지율 마지노선이 무너진 것은 콘크리트 보수층마저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많다.

윤 대통령의 현 지지율은 임기 반환점을 앞뒀던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공안 통치에 돌입했던 1989년 2분기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지지율(18%) 다음으로 낮다.

역대 대통령 임기 3년 차 2분기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노태우 18%, 김영삼 28%, 김대중 38%, 노무현 34%, 이명박 49%, 박근혜 36%, 문재인 45%, 윤석열 25%를 기록했다.

분기 평가가 아닌 주간 평가로 비교하면 20%대가 무너진 지지율의 심각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임기 반환점을 10일가량 앞둔 시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33%(2015년 8월 2주 차), 문재인 전 대통령은 44%(2019년 10월 5주 차)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인 19%(2024년 10월 5주 차)와는 두 배 가까이 차이 나는 셈이다.

역대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률(한국갤럽 제공) 역대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률(한국갤럽 제공)

 

정치권에서 대통령 지지율 20%대는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의 시작, 10%대는 레임덕의 본격화로 여겨진다. 임기 반환점도 돌지 않은 대통령 지지율이 10%대에 진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일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이 10%대를 기록한 것은 임기 5년 차인 2012년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3주간이다. 이 전 대통령의 지지율 최저치는 2012년 8월 첫째 주 17%였고, 8월 셋째 주엔 독도 방문 및 대일 강경 발언으로 인해 26%까지 반등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 20%대 붕괴는 곧바로 10%대 붕괴로 이어졌고, 탄핵으로 귀결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졌던 2016년 10월 말 긍정률 17%를 기록했고, 이후 12월 직무 정지까지 긍정률은 평균 5%였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저하는 최근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진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문제의 영향이 결정적이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부정 평가 이유로 김 여사 문제(17%)를 가장 많이 꼽았다.

향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 전망도 밝지 않다.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이 공개된 것에 따른 여론의 반향은 이번 여론조사에 제대로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은 "이번 조사 기간 사흘 중 마지막 날인 10월 3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명태균의 통화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는데, 그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1에 "사실상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동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고 식물정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현안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특검을 빼고선 답을 찾기 어렵다. 여야가 합의해서 특검법을 처리하면 기꺼이 특검 수사를 받겠다는 정도의 입장을 내며 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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