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논술, 1시간 썼는데 답안지 교체"…전형료 11억 어디로 갔나

"감독관 착오 답안지 중도 교체" "지정좌석 없어 의아"
논술 전형에 1만7758명 지원…"어떻게 보상할 수 있나"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시험에서 감독관 실수로 답안 작성 약 1시간 만에 답안지를 교체하라고 요구받은 수험생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험지 유출 등 논란에 휩싸인 연세대는 수시모집 전형료로 큰 수익을 올리면서도 관리·감독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감독관 착오로…1시간 지난 시점에 답안지 다시 써"

16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에 치러진 연세대 수시모집 인문계열 논술 시험에서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답안지를 작성했지만 감독관의 착오로 시험이 시작한 지 약 1시간 만에 답안지를 다시 작성하도록 요구받은 수험생이 있었다.

수험생 A 씨는 뉴스1과 통화에서 "답안지에 관해 감독관에게 문의했고 감독관이 어딘가에 확인 후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1번 문제에 대한 답안을 반쯤 옮겨적었을 때 감독관이 다시 와서 새로운 답안지에 다시 작성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미 1시간가량 흐른 시점이었고 시험 중이라 이의제기하지도 못하고 감독관의 요구에 맞춰 이미 작성했던 글을 다시 옮겨적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A 씨는 시간에 쫓겨 답안을 완성하지 못한 채 시험을 마쳤다.

연세대 인문 논술은 대문항 2개, 소문항 2개로 총 4문항이 출제되는 시험이다. 2시간 안에 지문, 도표 등으로 출제되는 제시문을 읽고 1800자 분량의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수기로 답을 옮겨적어야 하는 논술시험 특성을 고려하면 약 1시간가량이 흐른 시점에 답안을 재작성해야 하는 변수가 생길 경우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는 데 작지 않은 타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는 "(같은 문의를 했던)2명 이상의 다른 수험생들도 모두 시험 중간에 답안을 다시 써야만 했다"며 "감독관 실수로 발생한 일인데 (대학 측에서)사전 교육을 철저히 진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수험생들 사이에선 본부 측이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지정좌석제'를 운영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떠올랐다. 시험 오류에 대한 정정 안내를 뒤늦게 실시하는 등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번 자연계열 논술 시험에서 문제 오류가 있었던 문항은 배점 10점이었다.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 시험은 100점이 만점이며, 총 90분 동안 진행됐다. 이번 시험에서 연세대는 문항 오류를 정정하며 모든 수험생에게 고사 시간을 20분 더 부여했다.

문제지가 시험 시작 약 1시간 전에 사전 배부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 과정에서 시험 문제가 일부 유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험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험생이 촬영한 듯한 자연 계열 시험 문제지와 인문계열 시험 연습 답안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연세대 측은 온라인상에 사진을 올린 당사자는 특정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세대 측은 시험지 사전 유출 등 공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재시험을 치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1억 원 이상 '전형료 잔치'에도 관리·감독 허술

연세대는 매년 수시모집마다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전형료 잔치'를 벌이면서도 시험 운영은 허술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르비', '수만휘', '포만한' 등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수험생에겐 간절한 한 번의 기회지만 너무 엉성했다", "고사장마다 제각각 운영된 공정하지 않았던 시험", "학생과 부모님이 모두 노력한 시간이 시험 중 변수로 인해 헛수고로 돌아갔다. 어떻게 보상할 수 있나" 등 부정적인 의견이 올라왔다.

연세대 재학생 커뮤니티 '세연넷'에서도 "학교가 실수를 한 것이니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 "나도 시험을 본 경험이 있는데 수능에 비하면 고사장 관리와 시험 진행이 너무 유하고 불안했다"는 댓글이 게시됐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없이 '논술 100%'로 시행된 이번 논술시험 전형료는 6만 5000원으로, 1만 7758명이 지원해 연세대는 11억 5400만 원이 넘는 수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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