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교수들 시국선언 "무리한 의대 증원 중단해야"
- 24-09-05
"증원만으로 필수·지역 의료 문제 해결 못 해…보상 현실화 해야"
대학 원로교수들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에 반발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강윤구 울산대 의대 명예교수, 허대석 서울대 명예교 등 원로 교수 49명은 5일 시국선언문을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은 대한민국 의료를 '공멸'의 길로 내몰고 있다"며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응급의료, 필수의료, 지역의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현재 의대와 수련 병원이 갑작스러운 의대정원 증원에 준비하지 못했고, 정부의 의사 결정 역시 투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의대 증원은 의대 교수들과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진행됐다"며 "생명을 다루는 교육이 소홀히 여겨질 위험이 있고, 교육의 질 저하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에 대해 의사단체와 37차례 협의했다고 했지만,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거나 폐기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무리한 의대 정원 증원을 중단하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의대 증원만으로는 필수·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지방에서 의사가 부족한 건 인구 감소와 환자들의 대도시 대형 병원 선호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지방에서 의사들이 부족한 이유는 인구 감소와 환자들의 대도시 대형 병원 선호 때문으로 지방에서는 생명권을 온전히 보상받기 어려운 현실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응급진료를 위해 환자들이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건 단순한 의사 부족 때문이 아니라 의료분쟁 책임 등 복잡한 문제에서 비롯된다"며 "의료분쟁 제도를 개선하고 의료 보상을 현실화하는 것만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현재의 의료 위기는 단순한 의사 파업이 아니라, 정부의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정책에 실망한 의대생과 전공의가 의사와 전문의가 되기 위한 교육을 포기한 결과"라며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명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시국선언문에는 서울대 등 명예교수 49명이 이름을 올렸고,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의대 교수와 일반 국민 등 841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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