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금어기 해제" 동해안 어민들 신났다

수온 상승에 어획량 증가


"오랜만에 배에 오징어를 가득 실으니 살맛이 다 납니다. 맛있는 오징어 드시러 동해안으로 오세요."

강원 동해안의 대표 어종인 오징어 금어기가 이달 들어 모두 해제됐다. 특히 올해는 연안 수온 상승과 불법 공조조업 단속 등으로 어획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동해안 어촌에 활기가 돌고 있다.

3일 오전 강릉 주문진항에는 어선 한가득 실린 오징어 출하 작업이 한창이었다. 주문진 어촌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부터 조업을 나갔다 이날 출하를 위해 항구로 돌아온 조업선은 자망어선 30척, 채낚기어선 2척 등 30척이 넘는다.

자망어선의 경우 이날 어선 1척당 20마리 기준 1상자씩, 어획량이 많은 조업은 150~200상자, 적게는 40~50상자를 출하했다. 채낚기어선의 경우 1척 당 250상자 정도를 출하했다. 이날 출하된 오징어는 상자당 3만9000원에서 4만원 정도에 팔렸다.

이날 출하된 오징어는 시중에서 4마리당 1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오징어 어획량은 지난달 정치망과 채낚기 어선 오징어 금어 해제에 이어 이달 들어 연근해에서 조업하는 자망어선까지 금어기가 모두 해제되면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실제 지난주 강원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은 모두 139톤으로 일주일 전 65톤의 2배가 넘는다.

어획량 증가는 금어기 해제뿐 아니라 수온 상승으로 인해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동해안 연안의 평균 수온은 13.7~16.6도 정도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3~1.1도 정도 높은 수치다. 수온상승과 금어기 해제로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는 것이다.

강릉 주문진항 어판장 산오징어 판매 모습.(강릉시 제공) 2021.6.3./뉴스1

이에 수년간 오징어 급감으로 피해가 막심했던 어민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김재현 강릉 주문진어촌계장은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 등으로 거의 10년간 씨가 말랐던 오징어가 지난해부터 모습을 비치기 시작하더니 올해 역시 조짐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은 지난 2016년 6748여톤에서 2017년 4191톤, 2018년 4146톤, 2019년 4022톤까지 내려가면서 4000톤대가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왔다. 이에 동해안 대표 오징어 어장인 강릉 주문진읍에서는 '오징어 없는 오징어축제'가 열리고 지역 오징어 가공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7229톤의 어획량을 기록하면서 약 5년(2015년 7641톤) 만에 회복세를 보여 어민들이 한숨을 돌렸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동해안 어민들은 오징어 풍년을 기대하면서도 수년간 '금징어 트라우마'를 겪은 탓에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분위기다.

김재현 주문진어촌계장은 "금어기 해제와 공동어로협약, 공조조업 단속 등의 효과가 뒤섞여 나타나는 것 같다"면서도 "아직 연안에 냉수대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완벽히 어장이 형성된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환동해본부 수산정책과 김병국 주무관은 "오징어 어군이 북상하고 있어 동해안 일대에 어장이 형성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금어기 해제로 6~7월 조업이 활발해지면서 어획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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