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반도체 보릿고개에 투싼·쏘렌토 중고차 가격, 신차 넘어섰다

투싼NX4·쏘렌토 중고차, 신차보다 160만~170만원 높아

차랑용 반도체 품귀…신차 대신 바로 구입 가능한 중고차 선택

 

현대차의 투싼(NX4)과 기아의 쏘렌토 4세대 중고차 시세가 신차 판매 가격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인기 차종의 생산과 출고가 지연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4일 뉴스1이 중고차 시세를 산정하는 엔카닷컴에 의뢰해 주요 모델 시세를 분석한 결과 이달 초 기준 현대차의 2020년식 투싼 NX4 가솔린 1.6 터보 4WD의 중고차 가격은 3514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신차 가격 3351만원보다 160만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기아의 2020년식 쏘렌토 4세대 디젤 2.2 2WD의 중고차 가격도 3394만원으로 신차 가격인 3817만원에 비해 약 170만원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투싼과 기아의 쏘렌토는 각각 브랜드의 베스트셀링카로 투싼은 계약 후 인도까지 6~8개월, 쏘렌토는 6~7개월가량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어서는 '역전현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격 차이가 100만원 내외로 떨어진 모델들도 여럿 있다. 

더 뉴 싼타페 디젤 2.2 2WD(2020년식)의 중고차 가격은 3458만원으로, 신차 3514만원과 불과 56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K5 3세대 가솔린 2.0(2020년식)의 중고차 시세도 2759만원으로 신차(2835만원) 가격과 76만원 차이다. 이밖에 아반떼 CN7 가솔린 1.6(2020년식)과 올 뉴 투싼 가솔린 1.6 터보 2WD(2020년식)의 중고차와 신차 가격 차이는 100여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AJ셀카 역시 지난달 중고차 시세 평균 증감률이 전월 대비 6%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AJ셀카의 '내차팔기' 대표 시세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차 거래량 상위 10개 차종의 평균 시세는 6.1% 올랐다. 지난 4월까지 큰 변동이 없던 주요 차종의 시세가 급반등했으며 올해 들어 평균시세 성장 폭이 가장 컸다. 

서울 강서구 중고차 매매단지 모습. (자료사진) © News1 이광호 기자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은 수요가 판매 물량을 따라잡지 못할 때 종종 발생하곤 하는데, 최근 이같은 현상은 전세계를 휩쓴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겪는 일부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가 필요한 사양을 빼주는 대신 가격을 낮춰주는 '마이너스 옵션'까지 도입한 상황이다. 인기 모델의 경우 출고까지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일부 고객들이 신차 대신 바로 구입이 가능한 중고차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올해 초부터 생산 물량 차질 문제가 본격적으로 커졌다"며 "상반기 동안 국내 전체 중고차 시세에 큰 변동은 없는 것으로 보이나, 생산 차질이 장기화된다면 중고 수요 증가 및 중고차 회전율이 빨라지게 되면서 시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요가 몰리는 아이오닉5와 K8 신차 모델에 대한 가격 역전 현상이 예상된다. 아이오닉5의 경우 주문 폭주와 출고 적체에 신차 출고까지 대기에만 2년여가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현대차는 아이오닉5 대기 고객 중 다른 친환경차로 바꿔 구입할 경우 할인을 해주는 행사까지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산 차질로 인해 마이너스 옵션을 도입해 출고 대기 기간을 줄이는 업계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소비자가 원하는 차량의 중고차 매물로 나올 경우 수요가 집중되며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다만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 문제가 아니더라도 인기가 높아 출고 대기 기간이 긴 모델의 경우 중고 수요가 증가해 시세가 신차 가격을 웃도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