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도 6억 투자"…견미리 남편 허위공시 주가조작 '무죄→파기환송'

1심 유죄→2심 무죄 뒤집혔지만…대법 "재판 다시"

"차입금 구분 않고 자기자금 기재…손해 전가 위험"


허위 공시로 주가를 조작해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도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배우 견미리 씨 남편 이 모 씨(57)가 재판을 다시 받는다. 일부 공시 내용이 투자자에게 손해를 줄 수 있는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사 전 이사 이 씨 등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이 씨와 A 사 전 대표 김 모 씨, 증권방송인 김 모 씨와 전 모 씨 등은 2014년 10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유상증자로 얻은 신주를 고가에 매각할 목적으로 코스닥에 상장된 A 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유명 연예인인 견 씨의 자금이 들어오고 중국 자본이 대거 유입되는 것처럼 공시해 회사 재무건전성이 호전되는 것처럼 속인 혐의도 있다.


전 씨는 이들과 공모해 A 사 유상증자에 투자자를 모았고 증권방송인 김 씨는 거짓정보를 흘려 A 사 주식 매수를 추천했다.


이들이 주가조작으로 얻은 부당이득은 23억 7000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심은 전 씨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을 뿐 이 씨와 김 씨, 방송인 김 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법리 오해'를 이유로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이들의 자금 조달 경위 및 유상증자 계획 공시 일부가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부정행위' 및 '거짓 기재'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먼저 김 씨와 견 씨가 A 사 신주를 취득해 보유비율을 올렸다는 내용의 공시는 "견 씨의 취득자금 약 6억 원 중 2억 5000만 원이 차입금인데도 이를 구분하지 않고 전부 자기 자금으로 기재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김 씨와 견 씨가 수년간 손실을 보다 거듭 유상증자를 추진하던 A 사 주식 보유비율을 '경영권 영향 목적이 있다'며 몇 달째 늘리던 상황이었으므로 신주 취득자금이 자기자금인지 여부 등은 투자자가 A 사 주식을 거래할지 판단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봤다.


또 "공시가 되면 회사 최대주주인 경영진이 자기 자금으로 필요 자금을 공급할 여력이 있다는 등의 인식을 주어 주가를 부양하거나 주가 하락을 방지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중요 사항을 거짓 기재해 이익을 얻고자 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두 사람이 각각 15억 원의 전환사채를 취득하면서 차입금이 아닌 자기 자금으로 자금을 조달했다고 공시한 것 역시 "경영진이 자기 재산을 회사 위기 극복과 성장에 사용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투자자들이 받아들일 것"이라며 '거짓 기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회사를 통한 유상증자 참여가 확정되지 않고 중국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저가에 넘기기로 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투자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하거나 선의의 투자자에게 손해를 전가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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