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이과생 '사탐런' 늘었다…의대 수능최저 충족 '빨간 불'

'이과 선호'에도 5월 학평서 과학탐구 응시자 4년새 최저

중하위권 사회탐구 응시 늘어…수능최저 충족인원 줄 듯


올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는 고교 3학년 학생 중 과학탐구 응시생 비율이 최근 4년간 최저를 기록했다. 수능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의과대학 진학을 노리는 이과 최상위권 재학생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최저등급)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교육청이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5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서 과학탐구 응시 비율은 44.1%로 지난해(2024학년도)보다 3.8%포인트(P) 감소했다.


문·이과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최근 4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다.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과학탐구 선택 비율은 2022학년도 44.8%에서 2023학년도 46.3%, 2024학년도 47.9%로 2년 연속 증가했는데, 올해(2025학년도) 처음 감소했다.


과학탐구 응시인원도 26만 2533명으로, 4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5월 학평에 응시한 고3 재학생 수가 지난해 56만 5685명에서 올해 59만 5981명으로 3만 296명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3 학생 중 과학탐구 응시 비율 감소 현상은 올해 3월 학평부터 두드러진 특징이다. '의과대학 열풍'으로 '이과 선호'가 강화되는 추세에서 이례적이다. 수학도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과 기하 응시 비율이 지난해 5월 학평 48.4%에서 올해 47.7%로, 3년 만에 줄었다.


중하위권 이과생이 학습 부담 때문에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사탐런'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수학 확률과통계나 사회탐구에 응시해도 자연계열 학과 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이 늘면서 생긴 현상이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은 여전히 수학 미적분·기하, 과학탐구 응시생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과학탐구 응시자만 지원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한 이과 학생은 정시보다는 수능 최저등급을 맞춰 수시에 지원하거나, 정시에서 사회탐구, 과학탐구를 차등 없이 적용하는 중하위권 대학에 목표를 둔 학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3 중하위권 이과생의 '사탐런'이 늘면서 의대 등을 노리는 최상위권 이과 재학생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확보하기가 지난해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능 탐구영역은 상대평가여서 1등급은 상위 4%, 2등급은 11%까지로 비율이 정해져 있다. 중하위권 학생이 사회탐구로 빠져나가 응시자가 줄면 과학탐구에서 1·2등급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이 줄어든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늘 수 있다는 말이다.


26개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중 수시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적용하지 않은 모집인원은 3.5%에 불과하다. 수능 최저등급 기준도 3개 영역 등급 합 4(전체 모집인원의 35.1%)나 3개 영역 등급 합 5(20.7%)처럼 평균 1등급대를 요구할 만큼 높은 편이다.


임 대표는 "의대 정원과 지역인재전형이 대폭 확대되면서 이과 상위권 반수생이 많이 유입되면 고3의 수능최저 충족이 더 힘들 수 있다. 반면 반수생은 내신 성적이 우수하고 수능최저 충족만 될 경우 수시 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정시에서 고3과 N수생의 격차가 수시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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