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피해자 "눈 떠보니 침대 위…웃는 사진 강요, 합의 성관계 주장"

2019년 발생한 '버닝썬 게이트' 당시 데이트 강간 약물인 GHB에 취해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이 그때를 회상하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BBC뉴스코리아'에는 '버닝썬 :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1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가 올라왔다.


영상에서 버닝썬 단골이었다고 밝힌 여성 A 씨는 익명을 전제로 BBC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저희는 애초에 여자들끼리만 테이블을 잡고 놀았다. 그때 (술을) 한두 잔 마셨을 때였나, 제가 동생이랑 화장실에 갔는데 '나 오늘 이상한 것 같아. 되게 빨리 취하는 느낌이야. 앞으로 술 마시면 안 될 것 같아'라고 얘기를 나누고 자리로 돌아왔다. 갑자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 보니 침대 위였다"고 운을 뗐다.


A 씨와 함께 있던 이는 버닝썬에서 그에게 술을 준 남성이었다고. A 씨는 "그 사람이 갑자기 저한테 달려들어서 강제로 옷을 벗겼다. 제가 소리 지르려고 하니까 입을 틀어막았다"며 "저는 당하지 않으려고 몸을 일으키려 했는데, 남성이 제 몸 위에 앉아 짓누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을 계속 양손으로 틀어막고 무슨 심폐소생술 하듯이 막 짓눌렀다. 숨도 못 쉬겠고 입도 너무 아프고, 위에서 깔고 앉아 있으니까 갈비뼈도 너무 아팠다"며 "발버둥 쳐도 소용없어서 포기하고 있었다. 그냥 저를 죽일 것 같았다. 제가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 행위를 하려고 했던 사람이니까 무서웠다. 그래서 포기하고 그냥 누워 있었다"고 했다.


강제로 성행위가 이뤄진 뒤 A 씨는 속이 좋지 않아 구토했다고 한다. 뒤이어 A 씨가 바닥에 무릎 꿇고 울면서 집에 보내달라고 빌자, 남성은 사진을 찍으면 보내주겠다고 협박했다.


A 씨는 "웃으라고 하는데 웃음이 안 나오고 얼굴을 가리고 싶었는데 얼굴을 못 가리게 하니까 그냥 브이를 했다"며 "그렇게 급하게 방에서 나오게 됐다. 근데 사실 그때도 기억이 흐릿하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이후 A 씨는 성폭행 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 그러자 남성은 A 씨와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성관계가 합의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결국 남성의 출국은 허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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