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대학생, 할아버지 희생된 '80년 5월' 참상 전하며 "기억해야"

'5·18 기념식' 경과보고 맡은 조선대 1학년 기승현씨

44년 전 전남도청서 시신 수습했던 故 기승도씨 손자


스무살 대학생이 할아버지가 희생된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알렸다.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전두환 신군부가 당시 광주에서 저지른 만행을 규탄하고 미래세대의 오월 정신 계승을 다지는 대학생의 울림이 퍼졌다.

 

이날 기념식 경과보고에 나선 기승현 씨(20)는 1980년 5월 계엄군의 총칼에 무참히 살해당한 광주시민들의 시신을 수습한 고(故) 기종도 씨 손자다.

기종도 씨는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 새벽까지 전남도청 앞에서 시민들 시신을 수거해 염을 하고 입관하는 일을 했다. 그는 이후 계엄군을 피해 부산으로 피신했지만 같은 해 6월 12일 부산 헌병대에 체포됐다.

모진 고문과 구타를 당한 기종도씨는 그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1982년 5월 30일 숨을 거뒀다. 그는 현재 국립 5·18민주묘지 제1묘역 2-83배위에 안장돼 있다.

손자 승현 씨는 이날 기념식 보고에서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불법적으로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했다"며 "우린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하나 돼 5·18 민주유공자와 유족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따스한 오월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미래세대의 정신 계승을 다짐하기도 했다.

조선대 무역학과 1학년생인 승현 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혹시라도 실수할까 봐 틈날 때마다 (기념식 경과보고) 연습을 많이 했다"며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할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경과보고란 책무에 걱정도 많이 됐지만 민주화를 위해 싸운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운 마음에 선뜻 맡겠다고 했다"며 "광주와 대한민국이 할아버지를 포함해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린 분들을 기억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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