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부담스러웠나…'합리적 행동파' 우원식 택했다

거야 민주당, 대여 투쟁력 효능감 줄어…'명심' 교통정리 반발도

이재명 리더십에 영향 전망…禹 "정말 다른 국회 될것"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추미애 대세론'을 꺾고 사실상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확정됐다. 당 안팎에선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의 선명성이 부담됐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당선자총회를 열고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우 의원을 선출했다.


당초 이번 총선에서 6선 고지에 오른 추 당선인, 조정식 의원과 5선의 우 의원과 정성호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로 등록했으나, 조 의원과 정 의원은 중도 하차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조·정 의원을 각각 만나 설득했다고 전해진다. 통상 제1당 최다선자가 의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당내에선 추 당선인의 의장 경선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하지만 당선자총회에선 우 의원이 의장 후보로 선출됐고 정치권에선 이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를 두고 강경파로 분류되는 추 당선인의 정치성향을 우려하는 이들의 표심이 우 의원에 향했을 수 있다. 추 당선인은 일찌감치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추 당선인은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강력하게 견제를 함으로써 지지층에게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선전할 명분을 준 것도 사실이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이미 의회 내에서 수적 우위에 있기 때문에 추 당선인의 강점인 '투쟁력'에 의지할 이유는 줄었다. 대신 민주당에게 22대 국회는 대외적 명분을 축적하면서 표결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합리적 정치'가 필요한 국면이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우 의원은 합리적인 행동파로 통한다. 우 의원은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표가 '국회는 단호하게도 싸워야 되지만 한편으론 안정감 있게 성과를 내야 된다는 점에서 우원식 형님이 딱 적격'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화학적 결합에 대한 부작용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부인하고 있지만, 4파전 구도가 우 의원과 추 당선인으로 정리되는 과정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됐었다. 또한 교통 정리에 대한 반발심이 추 당선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4선 우상호 의원은 14일 CBS 라디오에서 "구도를 정리하는 일을 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를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결정한다는 것은 뭔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도 이날 CBS 라디오를 통해 "아무리 지금 영향력이 있다 한들 국회의장 경선에 왜 대표가 개입을 하냐. 정말 해선 안 된다"며 "더구나 자기하고 다 가까운 소위 친명 아니냐"고 꼬집었다.


국회의장 경선은 22대 국회 당선인을 대상으로 이뤄진 선거이기에 인간적인 관계 역시 결과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 의원은 고(故) 김근태 고문을 따르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으로 분류된다. 민평련은 비주류의 최대 계파로 꼽힌다. 당내에서 을지로위원회 위원장과 이재명 대표가 위원장으로 있는 기본사회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맡아 현역들과의 관계를 맺어왔기에 추 당선인과 겨룰 만한 기본적인 표수는 확보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 의원은 이날 수락연설에서 "민주당에서 제시하는 방향, 민주당에서 제기하는 법안이 국민의 뜻과 함께 반드시 국회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회의장으로서 국민에 도움이 되는가 안 되는가, 옳은가 옳지 않은가를 기준으로 국회 전반기를 잘 이끌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국회는 정말 다른 국회가 될 것"이라며 "올바른 일이 있으면 여야 협치를 중시하지만, 민심에 어긋나는 퇴보나 지체가 생긴다면 여야가 동의해서 만든 국회법에 따라 처리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이 추천한 국회의장단은 국회법에 따라 총선 후 첫 집회일에 여야 무기명 투표로 확정된다. 민주당 몫의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4선 이학영 의원이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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