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가고 찐윤, 검찰총장 패싱까지…검찰 인사 여진 당분간 계속될 듯

이원석 총장 '패싱' 논란…대통령실 검찰 장악력 강화될 듯

중앙지검장 尹 대변인 이창수…'친윤' 양석조 유임·박영진 승진


전격적으로 이뤄진 대검 검사급 인사의 여진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동훈 장관 시절 검찰 주류를 꿰찬 '친윤 검사'들이 물러나고 '찐윤 검사'가 등장해 대통령실의 검찰 장악력이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이원석 검찰총장을 '패싱'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진 상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대검 검사급 검사 39명의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이창수 전주지검장(사법연수원 30기)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것이다. 중앙지검장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민주당 전당대회 금품수수 사건 등의 수사를 지휘한다.

이번 인사를 통해 '찐윤'으로 공인된 이 지검장은 2020년 대검찰청 대변인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특별한 근무 인연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이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겪자 대변인으로서 총장의 입 역할을 했다.

이 지검장은 2022년 7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인사에서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사건'을 마무리했다. 전주지검장으로 옮긴 뒤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채용 비리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전 정권 관계자를 겨냥했다.

 

송경호 전임 서울중앙지검장은 윤 대통령과 특수 수사를 함께한 '친윤'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김 여사 수사를 놓고 입장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민정수석실을 다시 설치하고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수석으로 임명한 배경에 이 문제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게다가 김 수석과 이 지검장은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에서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

한 법조인은 "이 지검장은 법무부와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인사·기획통"이라며 "저돌적으로 수사하는 특수통보다 '윗선'과 소통하기 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경호 지검장을 포함해 서울남부지검장, 수원지검장 등 지난해 9월 한동훈 장관 시절 임명된 주요 일선 검사장과 임명직 대검 간부 7명 중 6명도 교체됐다.

그런 와중에도 양석조 대검 반부패부장(29기)은 자리를 지키고 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한 박영진 대검 범죄정보기획관(31기)은 전주지검장으로 승진해 '찐윤' 반열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기획관은 2020년 11월 추미애 전 장관이 당시 윤 총장을 징계하자 "검사의 양심을 걸고 징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법무부를 비판했었다.

이 총장은 지난 주말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만나 인사 문제를 논의했고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인사 문제를 충분히 협의했느냐는 질문에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용산과의 갈등설에는 "제가 드릴 말씀이 아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지난해 9월 이후 1년도 안 돼 이례적으로 신속한 인사가 이뤄지면서 검찰 내부도 당황한 기색이다. 한 부장검사는 "갑작스러운 지휘부 교체에 모두가 혼란스럽다"며 "외부에서도 검찰 수사의 중립성, 공공성을 의심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당장 중간 간부(차·부장검사) 인사에 이목에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인사 시기를 두고 "검찰총장의 임기가 9월에 끝나기 때문에 총장 임기 전에 인사를 서두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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