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양자 대결…당심 업은 추미애vs'협상 귀재' 우원식

조정식 "개혁 국회 위한 마중물 되겠다" 사퇴…박찬대, 단일화 설득

우원식 "거부권 넘어서는 정치력이 의장 선택 기준 돼야"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출마한 조정식·정성호 의원이 후보직을 사퇴함에 따라 6선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5선의 우원식 의원 간의 양자 대결이 성사됐다.


당심은 추 전 장관을 향하는 가운데 그동안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직을 도맡았던 관례가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 여소야대 정국에도 불구하고 야당 의원들을 설득해 정국을 헤쳐나간 우 의원이 이번 추 전 장관과의 맞대결에서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도 주요 관심사다. 


◇조정식 "개혁 국회 위한 마중물 되겠다" 불출마…박찬대 당심 우려해 설득 나서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출마한 조 의원과 정 의원은 이날 최종 불출마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추 전 장관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 논의 끝에, 추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조 의원은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대동단결해서 총선 민심을 치러내는 개혁 국회를 위해 제가 마중물이 되고자 전반기 국회의장직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추 당선인이 저와 함께 최다선이지만 연장자라는 점을 존중했다"고 밝혔다.


앞서 친명계(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이날 오전 사퇴 의사를 밝히며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추 전 장관으로의 단일화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주도했다고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조 의원과 정 의원을 각각 만나 추 전 장관으로 당심이 모이는 것을 외면하기 힘들지 않겠냐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원 게시판엔 "국회의장은 추미애 장군으로"와 같은 주장이 나오고,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미애로 합의 봐'라는 패러디 사진이 올라왔다. 


특히,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대한민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선 전화(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 중 70.6%가 추 전 장관을 국회의장으로 선호했다. 이어 정 의원 4.8%, 우 의원 3.7% 조 의원 3.6%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추미애로 향하는 당심…단일화로 유일한 6선, 관례 이어가나


추 전 장관을 향한 당심은 민주당 내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대여 투쟁력'이 두드러지는 추 전 장관이 국회의장에 당선된다면 야권 독주에 대한 이 대표의 책임이 분산된다는 평가다. 


민주당 내 초선 당선인은 뉴스1에 "사실상 이 대표 생각으로 추 전 장관으로 정리되는 것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며 "주위 의원들과 얘기해 보면 (추 전 장관이) 국회의장이 된다면 윤 대통령에 맞서 (이 대표를 대신해) 많이 대립할 것으로 본다는 의견이 다수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과거 장관 재임 시절 윤 대통령과의 마찰을 일으켜 당시 검찰총장으로 있었던 윤 대통령에게 '권력에 탄압 받는 검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의원과의 단일화로 유일한 6선 최다선이 된 추 전 장관은 통상 국회의장을 원내 제1당의 최다선자가 맡는다는 정치권의 관례가 이번에도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조 의원과 추 전 장관의 단일화 회동 자리에 동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기존 관행대로 선수와 나이에 따른 국회 전통이 존중돼야 하지 않냐"며 "그런 것들이 바뀌거나 깨지게 되면 상임위원장들도 전체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그런 면에서 전통을 존중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거부권 넘어서는 정치력이 의장 선택의 기준돼야" 완주 의사 피력


반면, 우 의원은 조 의원과 추 전 장관이 단일화를 이룬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완주 의지를 나타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우 의원은 당시 123석으로 '여소야대'였던 민주당의 어려웠던 정국을 의원들을 각각 설득해가며 헤쳐나갔던 '실전 협상력'을 토대로 추 전 장관과 맞설 것을 예고했다. 


우 의원은 이날 "22대 국회 전반기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 개혁과 민생에서 성과를 내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거부권을 넘어서는 정치력이 의장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밀한 여야간의 협상 전반을 이해하고 민심의 경로를 따라가도록 판을 잘 짜야한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원내대표로 있으면서 교섭단체 3개 모두가 야당이던 당시 조건 속에서도 야당 의원들 한 명씩 각각 찾아가 치열한 협상과 설득 끝에 문재인 정부의 초반 국정 동력 확보에 기여한 경험이 있다. 특히 과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을 위한 동의안이 본회의에 오른 날, 국민의당의 당시 상징색인 녹색 넥타이를 착용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우 의원은 "22대 전반기 국회가 민주주의와 국격 훼손에 단호히 맞서는 개혁국회, 대한민국이 당면하고 있는 민생과 미래의제를 속도감 있게 해결하는 '일하는 민생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완주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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