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금리 인하…5월 금통위에 쏠리는 눈

한은 총재 "금리 인하 얘기하기 어려워져…4월 전제 다 바뀌었다"

5월 금통위서 수정 경제 전망…달라진 상황 기반 통화정책 발표


최근 한 달 사이 국내외 주요 경제 지표 및 여건이 급변하며 한국은행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보인 데다, 우리나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예상 밖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시선은 자연스레 새로운 연간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을 발표하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 쏠린다. 한은은 여기서 달라진 경제 상황을 반영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드러낼 전망이다.


미 연준은 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현 수준인 5.25~5.50%에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지난해 9월 이후 6회 연속 이어진 동결 결정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인하하기 위해선 2% 목표를 향한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에 대한 강한 확신이 필요한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당분간 현 수준의 금리를 이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번 연준의 동결로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역대 최대인 2.00%포인트(상단 기준)를 이어가게 됐다. 한은이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서면 한미 금리 차가 더욱 벌어지며 달러·원 환율 상승을 초래할 수 있어 선제 인하는 어려워졌다.


달러·원 환율은 미국의 긴축 완화 기대감 약화와 중동발 국제정세 불안으로 지난달 16일 장중 1400원을 돌파한 바 있다. 2일 기준 1375.9원으로 마감하는 등 여전히 1300원대 후반을 가리키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소비자물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달렸다"며 "연준의 인하 시점이 늦어지면 한은의 인하 시점이 내년까지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1.3% 늘며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점도 한은의 인하 시점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다. 우리 경기가 바닥을 찍고 올라왔다는 신호여서 금리 조기 인하 명분을 흐리기 때문이다. 향후 물가상승률을 당초 전망보다 끌어올리며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지금 얘기하기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말한 데에도 이처럼 달라진 상황에 대한 인식이 담겼다.


이 총재는 2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난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통방) 당시 생각했던 3가지 전제가 한 달 새 다 바뀌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기대 △예상을 뛰어넘은 1분기 국내 경제 성장률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환율 변동성 확대 등 3가지 요인을 꼽았다.


시선은 자연스레 오는 23일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회의(통방)에 모아진다. 이날은 한은이 새로운 연간 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을 내놓는다. 급변한 대내외 상황을 바탕으로 한 통화정책 방향도 이날 드러날 전망이다.


이 총재는 "4월에 생각했던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뒤로 갈 것이냐, 아니면 앞으로도 올 수도 있냐, 이런 질문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5월 통방이 굉장히 중요하다. 4월 통방이 5월 통방의 근거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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