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수사외압' 김계환, 9시간째 조사중…변호인 동석 안해

200쪽 질문지 준비…김 사령관, 변호인 입회 '나홀로' 조사

"수사단에 대통령 격노 소식 전했나" 등 질문에 침묵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주요 피의자로 지목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4일 변호사 없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피의자 조사에 출석해 9시간째 조사를 받고 있다. 핵심 피의자가 변호인 입회 없이 홀로 수사기관 조사에 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해병 정복 차림으로 변호사를 대동하지 않은 채 공수처에 도착한 김 사령관은 "외압이 들어온다고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나" "수사단장에게 대통령 격노 소식을 전했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 없이 조사실로 이동했다.


김 사령관 소환조사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에 이어 핵심 피의자 중 세 번째 소환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계환 사령관에 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조사를 시작한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9시간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사령관은 이날 점심과 저녁 식사를 모두 공수처 청사 내에서 해결하며 고강도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7월 31일~8월 2일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해병대 조사기록의 이첩 보류지시를 받고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이 자신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김 사령관은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김 사령관은 조사기록에서 '사단장은 빼라'는 취지의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의 문자를 박 전 단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해병대 조사기록 회수 과정에서의 대통령실 개입 여부 등을 묻는 200여쪽 분량 질문지로 밤늦게까지 김 사령관을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추가조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앞선 피의자 소환조사보다 조사할 분량이 월등히 많다"면서 "심야 조사 동의를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26일 유재은 관리관 소환조사를 시작으로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을 2차례의 소환 조사에서 12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고 지난 2일에는 박경훈 전 본부장 직무대리를 불러 10시간 넘게 조사했다.


공수처는 현재까지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신 전 차관, 이 전 장관 등을 차례로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사령관은 지난 22대 총선 직후 예하부대 지휘서신에서 "안타까운 전우의 희생은 핵폭풍급 파급효과와 더불어 법적 다툼으로 인해 국민적 이슈로 치솟아 올랐다"면서 "요즘은 하늘조차 올려다보기 힘든 현실이 계속되고 있어서 하루하루 숨 쉬기도 벅차기만 하다"고 복잡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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