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국회 통과, 또 거부권 정국…수세 몰린 용산

야권, 표결 강행 만장일치 통과…국힘 '거부권' 건의 예고

尹 거부권 행사 부담…민주, 정국 주도권 쥐고 22대 국회로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반발 속 채상병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용산 대통령실을 정조준했다.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등에 업고 국회 주도권을 확보한 민주당의 공세에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여야는 2일 열린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진상 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168명 만장일치 찬성으로 가결했다.

 

여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해당 안건 처리를 위해 요청한 의사일정 변경과 단독 처리에 고성으로 항의하며 퇴장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7월 해병대 채모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같은 해 10월 민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지난달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민주당은 총선 후 21대 국회 임기 내 특검 처리를 일찌감치 공언하며 야권 단독 처리를 거듭 암시한 끝에 이날 국회 문턱을 넘겼다.

 

이제 시선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로 쏠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거부권을 건의해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선 거부권 행사 여부와 상관 없이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는 평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요청을 받아들여 거부권을 행사하면 총선 민의를 저버리고 총선 후에도 거부권을 남발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아울러 이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찬성표를 행사한 데 이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찬성 입장이 이어지고 있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법안이 돌아오더라도 재표결 과정에서 '이탈표'가 나와 재의결 될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쓰지 않더라도 대통령실을 겨냥하는 법안 통과로 22대 국회에 앞서 민주당이 국정 주도권을 쥘 수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원내대표에게 다소 죄송한 마음이 있지만 국민 눈높이에 따라 법안을 처리했다"며 "지난 4월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채 상병 순직사건에 대해 진실 규명과 함께 수사 왜곡, 은폐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밝히라는 것으로 우리는 해야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채상병 특검법을 반대, 자리를 비우고 있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에게 한말씀 드린다. 총선 민심을 똑바로 새기길 부탁한다"며 "이법은 악법도, 특별한 법도 아니다.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고 수용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자 경례를 하고 있다. 2024.5.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자 경례를 하고 있다. 2024.5.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