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뱅크런 막았더니…새마을금고 '5천억 배당잔치'

지난해 순이익 94.5% 급감에도…배당금, 순이익의 5배

새마을금고 "잉여금으로 배당 가능…회원·지역사회 환원"


지난해 뱅크런 위기를 겪으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새마을금고가 순이익의 다섯 배가 넘는 5000억 원에 육박하는 배당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도덕적 해이와 함께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관리·감독 부실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288개 새마을금고의 평균 출자배당률은 4.4%로 이는 전년인 2022년 4.9%보다 0.5%포인트 낮았다. 하지만 2021년 3.3%, 2020년 2.9%, 2019년 3.3% 보다는 높은 수준의 배당을 실시했다.


출자배당률은 납입출자금 대비 배당액 비율이다. 새마을금고는 조합원이 낸 출자금으로 운영하는 협동조합으로, 출자금은 고객이 새마을금고에 조합원으로 가입하며 내는 일종의 자본금이다. 그리고 새마을금고는 매년 경영 실적에 따라 배당률을 확정하고 이듬해 2~3월께 배당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말 새마을금고의 출자금 총액은 10조 9000억 원이고, 올해 배당금으로는 약 4800억 원 정도가 빠져나갔다. 지난해 새마을금고의 순이익은 860억 원으로 2022년 1조 5573억 원 대비 94.5% 급감했다. 결국,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이익의 다섯 배가 넘는 규모를 배당한 것이다.


실제 개별 금고 중에는 적자에도 배당금을 지급한 곳들도 있었다. A 금고의 경우 지난해 104억 원의 손실에도 무려 7억 5000만 원(배당률 4.3%)을 배당금으로 지급했고, B금고는15억 원의 적자에도 3억 9000만 원(배당률 3.9%)을 배당했다.


지난해 새마을금고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뱅크런 위기를 넘겼다. 뱅크런 위기감이 고조되자 정부는 직접 나서 ‘예금 전액 보호’를 공언하고,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 고위 공직자들은 새마을금고에 수천만원을 예치했다.


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도 새마을금고로부터 부실채권 1조 원어치를 매입했다. 그 결과 새마을금고는 작년 상반기 1236억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2000억 원 넘는 이익을 거둬들였다.


새마을금고의 ‘배당잔치’에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관리·감독 부실 관련 논란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행안부가 금융당국과 캠코에 부실채권을 추가 인수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이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또 새마을금고의 도덕적 해이와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논란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는 각 지역 금고가 경영진의 지인이라는 이유로 무리하게 대출하는 관행이 있고, 그동안 임직원의 횡령·배임·사기 사건도 끊이지 않았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과거 적립해 놓은 잉여금을 활용해 배당이 가능하며, 배당금은 회원과 지역사회에 대한 환원의 성격이다”라며 “이런 측면에서 개별금고 차원의 판단하에 배당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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