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부족하다더니" 19만 가구 과소집계…'틀린 통계'로 공급 대책 냈다

총 19만2330가구 누락, 1기 신도시의 64.1% 수준

"정부가 의도치 않게 '공포 마케팅'…수요에 영향 줘"


지난해 공표된 3대(인허가·착공·준공) 통계에 19만 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누락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통계는 주택공급 선행지표로 분류되는데, 정부는 부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9·26 대책'과 '1·10 대책'을 수립하고 발표한 것이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주택공급 실적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주택공급 DB 누락 가능성을 확인해 자체 전수점검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당초 정부가 발표한 38만 9000가구보다 10.3%(4만 가구) 늘어난 42만 9000가구로 정정됐다.


착공(20만 9000가구→24만 2000가구)과 준공(31만 6000가구→43만 6000가구) 물량 역시 당초 발표 대비 각각 15.8%(3만 3000가구), 38%(12만 가구) 늘었다.


총 누락 물량은 19만 2330가구로 1기 신도시 전체(30만 가구)의 절반이 넘는다. 분당(9만 7600가구)과 일산(6만 9000가구)을 합한 16만 6600가구보다도 많다.


과소 집계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첫째는 기존 DB(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전환 과정에서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 코드가 일부 누락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원인은 지난 2021년 6월 개정된 전자정부법에 따라 국토부가 HIS(Housing Information System)와 세움터(건축행정정보시스템)를 '직접' 연계하는 방식에서 국가기준데이터 '경유' 연계 방식으로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해당 지표들은 정부의 중장기 주택 공급 정책 수립은 물론 민간의 주택사업 판단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결국 정부는 잘못된 통계를 근거로 '공급부족'이라고 진단한 뒤 '9·26 공급 대책'과 '1·10 부동산 대책'을 연이어 내놓은 셈이다.


국토부는 공급 확대라는 정책 흐름을 변화시킬 정도의 오류는 아니라고 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급 실적이 과소 집계됐더라도 (공급부족) 경향은 기존과 변화가 없다"며 "정책 방향성을 바꿀 정도의 큰 차이는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문제가 없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10만 가구가 부족할 때와 30만 가구가 부족할 때는 정책이 달라지고, 강도도 달라진다. 제대로 된 인식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짠 계획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잘못된 통계가 주택공급 부족 인식을 키우며 시장의 수요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은 "정부는 해당 통계를 근거로 공급 부족을 말해왔는데,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며 "공포 마케팅을 의도 한 건 아니겠지만, 수요자가 받아들이기에는 정부가 공포 마케팅을 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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