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하는 교수, 휴진하는 교수…모레 '대학병원 셧다운' 현실 되나

전의비·서울의대 비대위 긴급총회, 주1회 진료·수술 중단 논의

교수들 25일부터 줄사직…서울대·충남대·충북대 주 1회 휴진


의대 정원 증원 확정을 앞두고 25일부터 사직을 예고한 의대 교수들이 일주일에 한 번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이른바 '셧다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20개 의과대학 교수가 속해 있는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오후 7시 온라인으로 총회를 열고 집단으로 진료를 재조정하는 안건을 올려 논의한다. 

 

최창민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주 1회 전원 휴직 안건, 진료 재조정 안건 등 여러가지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교수들이 지쳐서 더 이상 진료를 못 하는 상황이라 (교수들도) 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진료를 줄여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이날 오후 5시 총회에서 매주 1회 외래 진료와 수술을 취소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전날(22일) 총회를 열고 진료 축소 방침을 지속하기로 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교수 진료 업무 가중으로 더 이상은 버티기 어려워 진료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전공의, 의협과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긴밀하게 논의하자는 내용으로 간단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용수 성균관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수술이나 외래진료가 50% 정도 줄어든 상황"이라며 "다만 주 1회 셧다운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의대 교수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후에도 병원에 남았지만, 기존에 예약된 수술, 진료 일정이 마무리되자 병원을 떠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증, 응급 환자를 담당하는 의료진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지역 대학병원 교수들도 진료 축소에 속속들이 동참하고 있다. 충남대학교병원은 지난 22일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대부분의 외래와 수술을 휴진할 예정이다. 단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등 응급, 중환자 진료와 수술을 지속할 방침이다"며 "의료진 소진 방지로 환자 안전 최우선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충북대병원은 이달 초부터 금요일 외래 진료를 중단했다. 

오는 25일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등에 반발해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째가 되는 날로, 민법상 사직의 효력이 발생한다. 지난달 25일 각 의과대학 교수들은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사직서를 취합해 대학본부에 제출했다.

이는 각 대학들이 이달 말까지 2025학년도 대학전형 시행계획과 학칙을 개정하면 사실상 절차가 종료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배우경 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 언론대응팀장도 "교수들은 각자 일정에 맞춰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며 "일부 교수들은 8월에라도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강희경·안요한 교수는 지난달 28일부터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직 희망일이 8월31일로 믿을 수 있는 소아신장분과 전문의 선생님들께 환자분을 보내드리고자 하니 희망하시는 병원을 결정해서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을 공지하고 있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달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사직서의 효력이 바로 발휘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일각에서는 오는 25일이 되면 대학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지나 자동적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일률적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사직서 제출 여부, 제출 날짜, 계약 형태는 상이하며, 교육 당국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학본부에 접수되어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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