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 거절한 韓, 尹과 정치적 차별화 포석…향후 행보 주목

윤 대통령 초청에 "건강 이유로 불참, 정중히 말씀" 거절

홍준표 "대통령 배신" 비판에 "잘못 바로잡는 노력은 배신 아닌 용기"반박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건강상 이유로 거절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며 사퇴 이후 행보에도 연일 관심이 모인다.


최근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며 당분간 시간을 가진 뒤 복귀할 것을 시사했지만, 전당대회 출마설과 총선 책임론 등이 이어지며 계속해서 정치 무대에 소환되는 모양새다.


22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오전 한 전 위원장을 포함한 비대위 전원을 오찬에 초대하겠다는 뜻을 참모를 통해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에게 전달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이 대통령실의 초청에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뉴스1에 "지난 금요일(19일) 오후, 월요일(22일) 오찬이 가능한지를 묻는 비서실장 연락을 받았다"며 "지금은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고 정중히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선거 전날인 지난 9일 탈진 증세를 보여 파이널 유세 이후에 예정됐던 거리 인사를 취소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오찬 거절이 3번째 '윤·한 갈등'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갈등 양상을 보였다. 또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이종섭 전 호주대사 사퇴 과정에서도 대통령실과 이견을 노출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이들 주장은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이 지난 16일 홍준표 시장과 먼저 장시간 만찬을 하며 국정 현안과 총리 및 비서실장 인선을 논의한 것이 초청 거절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홍 시장이 "대통령을 배신했다",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했다", "당에 얼씬도 하지 말라"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이미 사퇴한 한 전 위원장으로선 다시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내 비판의 빌미를 주는 건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판단했을 거란 관측이다.


한 전 위원장도 지난 20일 밤늦게 이례적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책임론에 대한 반박과 함께 정치 복귀를 시사하는 글을 남겼다. 그는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며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밝혔다. 이는 홍 시장의 '배신' 비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러면서 "정교하고 박력 있는 리더십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만날 때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고도 밝혔다. 향후 정치 무대로 복귀할 것임을 시사하면서도 당장의 전당대회가 아닌 시간을 좀 더 두고 복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한 전 위원장의 의사와 별개로 그를 향한 지지층의 지지는 계속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6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을 누가 이끌어가는 것이 좋다고 보는지' 물어본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 10명 중 4명(44.7%)의 지지를 받으며 압도적으로 1위로 꼽혔다.


또 최근까지 국회 헌정회관 담장 앞에는 한 전 위원장의 정계 복귀를 염원하는 내용의 화환들이 줄지어 있기도 했다. 수십 개의 화환에는 '한동훈 위원장님 사랑합니다', '기다립니다', '돌아오세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3~14일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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