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동시 절하' 韓日 양국 첫 공동 구두개입…'심각한 우려'

최 부총리, 워싱턴서 스즈키 일본 재무장관과 면담

"시장에 구두개입성 메시지 주는 것만으로 의미 커"


최근 달러화 대비 원화·엔화 환율이 급락한 가운데 한일 재무장관이 처음으로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만나 양국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계기로 만난 두 재무장관은 "급격한 외환 시장 변동성에 대응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양국 통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절하된 상황에서 나온 만큼, 공동 구두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양국 재무장관이 만나서 면담한 것을 이렇게 발표한 것은 처음"이라며 "구두개입성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6일(한국시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10.5원 급등한 1394.50원으로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연고점 경신이다. 이날 오전에는 17개월 만에 14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같은 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환율 움직임, 외환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구두개입에 나선 바 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도 전날 장중 154.49엔을 찍으며 34년 만에 최고점에 달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장중 106.437로 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이번 구두개입은 양국 정부가 그만큼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단 메시지를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엔화 환율은 34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약세이고, 원화 환율도 최근 미국 금리인하 기대 후퇴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겹치면서 움직임이 가파른 상황"이라며 "필요 시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단 가능성을 시장에 던져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환시장은 인식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당국이 어떤 식으로는 역할을 할 것이란 메시지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편 두 재무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한일 양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양자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국제·역내 이슈에 있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양국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양국 재무부는 주요 20개국(G20),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 등 다자무대에서도 지속적으로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양측은 조속한 시일 내 한국에서 개최될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 일정 등을 조율하기로 했다.


두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사상 처음 열리는 '한미일 재무장관회의'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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