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회 아직"…유가족·시민 함께 기억한 세월호 10주기

3000여명 시민들 참석…저마다 노란리본 달고 세월호 기억 나눠

세월호·이태원 유가족 "미래세대 위한 안전사회 돼야" 호소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정승운 씨(45·남)는 13일 세 자녀와 함께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0주기 4·16 기억 문화제'를 찾았다. 정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아이가 생기자 국민들을 지켜야 하는 국가의 책임을 무겁게 느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다"고 강조했다.


◇저마다 노란리본 달고 온 시민들…"미래세대 위한 안전사회 돼야"


이날 전국 곳곳에선 세월호 참사 10주기 문화제가 열렸다. 서울에서 열린 문화제는 시민들이 부스에 참여하는 사전 행사로 시작했다. 사전 행사에는 유가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노란 종이배 접기 퍼포먼스 등 세월호와 관련된 기억을 나누는 다양한 활동이 진행됐다.


이날 부스를 운영하던 안양 노란리본 공작소 양승미 씨(52·여)는 10년간 노란리본을 만들어왔다. 시민들이 세월호에 대한 각자의 기억을 지니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양 씨는 "책임지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온전한 가족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취지에서 리본을 만들어 왔다"며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들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부스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촬영하던 권신영 씨(24·여)는 "세월호 참사 당시 중학생이었는데 트라우마가 있었다"며 "진상 규명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여전히 기억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저마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기리는 3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또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오송참사 피해자들도 "안전 국가를 만들기 위해 연대의 마음으로 왔다"며 함께했다.


희생자 유가족인 단원고 2학년 6반 이태민 엄마 문연옥 씨(51)는 "시민들이 아직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는 걸 많이 느꼈다"며 "세월호 참사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분이 그만큼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진상규명은 안 되더라도 젊은 청년들이 안전한 곳에서 살아갈 수 있게끔 만들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엄마들이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이유다"고 강조했다.


생존자 아버지인 장동원 씨(55)는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아픔을 기억해달라는 게 아니라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는 사회를 위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달라는 거고,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3000명 참여한 문화 공연…"세월 지나도 잊은 적 없다"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열린 본부대에서는 떼루아 유스콰이어 합창단, 루시드폴, 홍일 성악가 등의 공연이 진행됐다. 또 서울 시민들이 참여한 대합창 공연도 이어졌다.


본무대 행사에는 녹색정의당 김준우 상임대표가 참석했으며,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진선미 의원 등 총 22명이 참여해 뜻을 함께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우리가 아직 밝혀야 할 진상규명은 다 되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도, 안전한 사회도 되지 않았다"며 "언제 또다시 여기 있는 국민이 내일의 희생자, 유가족이 될지 모르는 불안전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이걸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생명안전기본법과 이태원참사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연대한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10년이 지난 시점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하소연을 녹음기처럼 또 똑같이 내뱉고 있진 않을지 두렵다"며 "국민이 고통받는 참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정부는 사라지고, 멈추고 만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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