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지선 與 압승 안긴 한강·충청…냉혹한 '스윙보터' 증명

국힘, 수도권 19석·충청 6석 그쳐…대선서 尹 손 들어준 지역

지방선거서도 국힘 선택…현안에 예민한 중도층의 민심 이반


매 선거에서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 수도권·충청은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지지를 보냈던 수도권과 충청의 민심이 돌아섰단 해석이 나온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122석 가운데 서울 37석, 경기 53석, 인천 12석 등 102석을 확보하며 승리했다. 국민의힘은 서울 11곳 경기 6곳 인천 2곳 등 19석을 얻으며 참패했다.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완패했다고 평가받는 지난 21대 총선과 유사한 수준의 의석을 확보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 기간 선거 유세에 나선 136곳 중 91곳(67%)이 수도권일 정도로 수도권에 공을 들였으나, 4년 전보다 서울 3곳이 늘고 경기 1곳이 줄어드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 얻은 수도권 103석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서울 한강 벨트에서의 추가 의석 확보를 노렸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국민의힘은 한강 벨트 마포·용산·성동·동작·영등포·광진·강동·중·성동구 등에서 용산(권영세)의 의석을 지켜냈고, 마포갑(조정훈)과 동작을(나경원)의 의석을 추가한 데 그쳤다.


국민의힘이 용산에서만 이긴 지난 총선에 비하면 선방했다고 볼 수도 있으나, 2022년 대선과 지선에서 확인된 민심의 변화를 고려하면 기대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단 평가가 나온다. 한강 벨트가 속한 9개 자치구 모두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앞섰다. 지난 지선에서도 성동을 제외하곤 국민의힘이 한강 벨트 구청장 자리를 모두 석권하며 민심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서울 전체로 보더라도 지난 대선에서 승기를 잡은 건 윤 대통령이었다. 윤 대통령은 당시 4.83%p 격차로 이재명 후보를 제쳤던 것을 고려할 때, 이번 총선 결과는 사실상 국민의힘의 패배란 지적이 제기된다. 대선 당시 두 후보의 격차는 0.7%p에 불과했다. 


경기 또한 이번 총선에서 전통적으로 보수 세가 강한 포천·가평과 여주·양평, 성남 분당 등에서만 국민의힘이 승리하면서 여전한 열세가 확인됐다. 인천에서도 국민의힘은 14석 중 2석만을 사수했다.


전국 판세를 결정짓는 충청권에선 전체 28석 중 민주당이 21석, 국민의힘이 6석, 새로운미래가 1석을 확보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이 20석, 국민의힘이 8석을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국민의힘이 2석 줄고 민주당이 1석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은 충남 3석, 충북 3석을 확보하고 세종·대전에서 전멸하며 지난 총선보다 충남에서 2석을 뺏긴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 지역 중진인 정진석·이상민 의원이 모두 낙선하면서 지난 총선보다 안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다.


충청은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이재명 당시 후보를 4.1%p 격차로 앞서며 압승한 곳으로, 이번 총선에서 급격한 민심 이반이 확인됐다.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은 충남에서 6.12%p 격차로, 충북에서 5.55%p 격차로 이 대표를 제쳤다. 충청은 지난 지선에서도 충남·충북지사, 대전·세종시장 4명을 배출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를 보낸 곳이다.


'스윙보터'가 많은 수도권과 충청의 표심이 흔들린 것은 총선 막판 용산발 리스크로 인해 정권 심판론이 대두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와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논란,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인한 의료 공백,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등이 중도층 민심에 악영향을 줬단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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