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반기 2900선까지 간다"…8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긴급진단

"반도체 업황 반등도 한몫…코스피 이끌 힘 생겼다"

증권가 코스피 밴드 속속 상향 검토…일각선 '신중론'도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더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비둘기파(완화적)적 태도에 코스피가 2년 만에 2750선을 뚫었다. 증시 전문가들 상승 흐름이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이 돌아서면서 지수를 끌어올릴 충분한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사들은 코스피 예상범위(밴드) 상향을 속속 검토 중이다.


지난 21일 코스피는 2.41% 상승하면서 2754.86선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750선을 넘어선 건 2022년 4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바로 다음 날인 22일에는 장중 276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힘입어 대형주들이 강세를 나타낸 데다 미 연준이 연내 3차례 금리 인하 의지를 피력하면서 국내 증시가 반색했다.


◇NH투자·KB·메리츠證 등 코스피 밴드 상단 상향 검토 


증시 전문가들은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사실상 우리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는 데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방향성, 정부의 밸류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 등 우리 증시에 하방 압력을 더할 특별한 변수가 없다는 것이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연말 전망에서 올해 중반까지 상승 흐름을 보이다가 연말 가면 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 올 초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되면서 상승 모멘텀이 추가되며 상단을 당초 2800선에서 2900선까지 조정할 예정"며 "또 한국이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반도체 밸류체인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상승세를 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피의 흐름을 훼손할 변수가 별로 없어 코스피 상단을 상향할 예정"이라며 "2차전지 조정 이후 대안이 없었는데 반도체가 재등판하면서 지수를 이끌 힘이 생겼고 대외적으로는 금리 인하,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밸류업 의지가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2024년 연간 코스피 목표치를 3100P로 상향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당초 시장 예상보다 잘 나왔다"며 "적어도 2분기 말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증시 하방을 지지해 주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증시에 지배구조 개선이나 주주환원 확대 등 큰 화두가 던져지면서 증시의 체질 변화의 초석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미국으로 인한 충격이 올 가능성이 낮아졌단 의미"라며 "정부가 증시에 지배구조나 주주환원 등 큰 화두를 던지면서 주가가 크게 위쪽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열렸다"고 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2분기까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체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우려가 해소된 데다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세제 혜택 등이 언급되면서 수급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연말에 올해 코스피 상단을 2950선으로 제시했는데 달라진 건 없다"면서도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대형 가치주를 중심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2950선까지 가는 건 무리가 없을 것이고, 만약 '삼천피'를 뚫는다면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부양책이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신중론'도…"美 금리 방향성 여전한 변수"


다만 일각에서는 당장의 모멘텀으로 판단하기보단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결국 미국의 금리 정책이 가장 큰 변수인데, 만약 시장의 예상에서 빗나갈 경우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로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전망을 한다는 게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결국 이번 FOMC에서는 시장이 원하는 대로 돼서 미국도 국내도 반응했던 것"이라며 "향후 밸류업 프로그램에 얼마나 기업이 호응할지, 미국의 금리 정책이 어떻게 흘러갈지 정확한 방향성이 생길 때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 기업 실적이 기대되지 않는 상황이라 다운사이드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몇 가지 기대감은 있는 상황이라 하단을 지지해 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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