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외식 물가에 굳게 닫힌 지갑…숙박·음식점, 생산도 고용도 침체

외식물가, 33개월 연속 전체 물가 상회…생산 3분기 연속, 고용 두달째 감소


지난해까지 코로나19 '펜트업 수요'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던 음식·숙박업의 생산과 고용이 최근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식과 숙박 분야에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고물가가 3년 가까이 이어진 탓이다.


16일 기획재정부의 '3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숙박·음식업 생산은 지난해 2분기부터 세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1분기(0.7%)까지 증가하던 숙박·음식업 생산은 2분기 3.0% 감소하기 시작해 3분기(-0.7%)와 4분기(-0.1%)에도 줄었다.


지난 1월에도 숙박·음식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3월 경제동향'에서 "전월 대비 기준으로 숙박·음식업이 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 소비가 정체된 모습"이라고 밝혔다.


고용 측면에서도 부진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0개월 연속 증가하던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올해 1월(-8000명) 감소세로 전환한 후 2월에도 2000명 줄었다.


이와 같은 모습은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외식·숙박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펜트업 효과'로 호조세를 보이던 2022~2023년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2022년 숙박·음식업 연간 생산은 16.9% 대폭 증가했고, 취업자 수는 지난해 1월(21만 4000명)까지 20만 명대를, 8월(12만 1000명)까지 10만 명대를 기록한 바 있다.


시간이 지나며 펜트업 수요가 사그라든 데다 숙박·음식업 관련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관련 소비 침체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2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하며 이전보다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2021년 6월 이후 33개월 연속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하고 있다.


호텔 숙박료 역시 2021년 4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9분기 연속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 폭을 상회하고 있다. 최근에는 올해 2월(5.3%)과 지난해 12월(8.7%) 상승 폭이 컸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난달 "하반기부터는 이런 고물가·고금리 부담이 완화되면서 실질 소득 개념에서 소비가 약간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은이 올해 하반기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하긴 어려운 만큼, 고금리 영향이 내년까지도 이어지며 내수를 제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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