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정책보고서, '일부 품목 가격 조정' 우려

물가기대·원자재도 불확실…"마지막 과정 남아"

한국은행은 14일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해 연말에는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되나 물가 안정기 진입의 마지막 과정에서 유의할 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앞으로의 정책 방향과 관련해 이같이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종전 정책 방향을 고수했다.

다만 향후 물가 추이와 관련해서는 이전보다 자세한 분석과 전망을 제시했다.

한은은 "국내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나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근원물가가 기조적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등 우리 경제가 물가 안정기로 점차 재진입하는 모습이나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과거 물가 안정기와 비교해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이 여타 품목으로 파급되는 정도가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일부 품목의 가격 조정이 전체 물가 상승 분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물가 기대 측면에서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는 추세에 있으나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일러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반인 물가 인식이 아직 3%대 후반에 머물러 있고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도 여전히 과거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조적 물가 지표인 근원물가 상승률로 수렴해가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도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변동성 큰 국제 원자재 가격의 특성이나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공급 충격이 더해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물가와 괴리돼 움직일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이에 한은은 "섣부른 긴축 기조 선회가 정책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 시장에 부채 증가, 위험 쏠림의 시그널을 제공할 위험에 유념해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한 기간 이어가되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