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사직 '디데이'…깁스, 휠체어 환자들 "진료 정상화해야" 서명

 병원서 진료 거부 중단 서명 운동…"목숨 달린 일, 잠 못 진다"

"의사들 돌아오라"…소아 희귀병·휠체어 환자들도 절박함 호소


"아이가 근육이 하루하루 소실되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데, 의사들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교수들까지 집단 사직하는 건 정부와 힘겨루기로밖에 안 보인다."


척수성근위축증을 앓는 3살 자녀를 둔 황신효 씨(44·여)는 "의사들은 환자 곁으로 돌아가라"는 서명에 참여했다.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은 황 씨는 "저희는 어느 편도 아니지만, 아이 목숨이 달린 일"이라며 "계속 치료제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서 교수들은 자리를 지켜줬으며 한다. 환자 목숨을 담보로 한 힘겨루기로 가족들은 잠을 못 잔다"고 토로했다.


◇시민들 병원서 진료 거부 중단 촉구 서명 운동


15일 오전 11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로비에서는 서명 운동이 진행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범국민 서명 운동은 의사 진료 거부 중단과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날은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여부를 결정하는 날이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후 7시 총회를 열고 각 대학 교수의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안수경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장은 "교수들까지 집단 사직하겠다는 건 의료계를 무방비 상태로 버리겠다는 소리"라며 "힘으로 맞붙겠다는 이야긴데 어떤 정당한 명분도 없다"고 지적했다.


◇깁스·휠체어 탄 채 서명 참여한 환자들…"절박한 심정"


이날 병원 로비를 오가던 환자들은 "의사들이 병원에 돌아올 수 있도록 서명 부탁드린다"는 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멈췄다. 특히 다리를 절뚝이거나 휠체어를 힘겹게 끌고 서명대로 향하는 환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뇌출혈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이 모 씨(58·남)는 휠체어 탄 채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 서명에 참여했다. 이 씨는 "환자 입장에서 서명했다"며 힘겹게 입을 뗐다.


목에 깁스한 노갑열 씨(62·남)는 "의사들이 빨리 돌아왔으면 한다는 마음이고, 저도 병원에 많이 다니다 보니 절실하다"고 말했다.


신경외과 진료를 위해 80대 노모를 이끌고 병원을 찾은 60대 후반 여성 이 모 씨는 "암 환자 같은 분들은 하루가 급한데 의사들이 많아지면 자기 권위가 떨어지는 거 때문에 그러면 안 된다"며 "교수들까지 그러면 안 된다. 의사들도 너무하고, 정부에서도 힘겨루기만 하면 결국 환자들만 생명을 위협받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들은 대체로 절박한 심정을 나타냈다. 환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도 "평소에 답답했었다" "환자들을 위해서 의사 선생님들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교수들까지 집단 사직하는 건 너무하다"며 서명에 동참했다.


방사선사 등 의료기사들도 가운을 입은 채 서명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 측은 이번 서명 운동 목표로 100만명을 잡았다. 현재 온라인을 통해 서명 운동에 참여한 인원은 총 8470명이다. 병원 등 오프라인 서명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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