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회 통계조작' 김수현·김상조·김현미 등 11명 기소…장하성 무혐의

"총선 때 조작 집중”

검찰 "정책 '실패' 덮으려 국가 통계 조작한 초유의 사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부 윗선 인사들을 통계법 위반 등 혐의로 대거 재판에 넘겼다.


대전지검은 통계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강신욱 전 통계청장, 윤성원 전 국토교통부 1차관, 하동수 전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황덕순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 이준협 전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이문기 전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그리고 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2명 등 총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시기 부동산 대책의 효과로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기 위한 등의 목적으로 2017년 6월부터 주택통계를 청와대에 사전 보고하도록 지시하고, 한국부동산원 산정 '주간 주택가격 변동률'을 2018년부터 2021년 8월까지 125회에 걸쳐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집값 안정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운 전 정부 비서실과 국토부가 부동산원으로부터 주택통계를 미리 보고받은 뒤 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원하는 수치가 나올 때까지 재검토를 지시하는 방식으로 변동률을 통제·승인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김수현 전 실장과 윤 전 차관은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아직 발표하지도 않은 대책 효과를 변동률 사정에 반영하라고 지시했고, 김 전 장관 등 국토부 관계자들은 변동률 선정이 잘못됐다며 부동산원을 압박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또 당시 부동산원 임직원들은 사전 보고가 부당하다며 12회에 걸쳐 그 중단을 요청했으나 청와대와 국토부가 예산 삭감을 빌미로 이를 묵살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특히 2019년 4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앞둔 때와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둔 시점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변동률 조작이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2019년 4~6월엔 7회에 걸쳐 변동률이 조작됐고, 2019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4개월간엔 28회 조작이 이뤄졌다.


아울러 검찰은 당시 정부가 총선 뒤 잇따른 부동산 대책을 내놨음에도 집값이 치솟자, 대책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변동률을 조작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변동률 지표는 KB국민은행이 매주 공표한 결과와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이와 관련 검찰은 민간 지표와의 차이 등으로 혼란이 커짐과 동시에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부동산원 외압 정보를 입수해 전달했음에도 변동률 조작을 멈추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 결과, 2017~21년 부동산 실거래가격 상승률(81%)과 부동산원 지표인 주간 주택가격 상승률(12%) 간 큰 격차를 보였다.


또 이 같은 변동률 조작이 이뤄지는 바람에 문재인 정부 시기 전까지만 해도 큰 차이가 없었던 정부 통계와 KB 변동률 간 차이도 최대 30%포인트(p)까지 벌어졌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국토부 인사들이 통계청을 압박해 고용 통계에서 '2019년 비정규직 86만7000명 증가' 문구를 삭제하고 '비교 불가'로 대체하거나 '역대 최악'으로 발표됐던 소득분배 불평등을 덮고자 통계청을 압박한 사실도 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2018년 1분기 가구별 소득분배 불평등이 '역대 최악'으로 발표되자 청와대·국토부 등 인사들이 통계청으로부터 개인식별정보가 포함된 통계기초자료를 제공하게 해 이를 토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로 개인 근로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는 결과를 내고 정책성과 홍보로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지검은 "정부가 권력을 남용해 국가통계의 정확성과 중립성을 정면으로 침해한 최초의 통계법 위반 사례"라며 "다수 고위 공직자가 장기간 연루된 조직적인 권력형 범죄임을 규명하고 범행 동기와 전모를 명확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다만 검찰은 감사원의 관련 수사 의뢰 대상 중 장하성·이호승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차영환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그리고 당시 비서관실 행정관 및 통계청 실무자급 등 11명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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