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도 의대 간다고 관둔대요"…직장인 야간 의대반 '북새통'

학생 가르치다가도 의대 입시 준비하기 위해 '사직서'

정원 늘어도 성적 전국 순위여야 하는데 '과도 열풍' 지적


#1. 고등학생을 가르치던 학원 강사 A 씨는 '의대 2000명 증원'이 현실화하자 의대 입학을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A 씨는 의대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학원에 사직 의사를 밝힌 뒤 제자들에게도 의대를 준비하기 위해 강사 일을 그만둔다고 알렸다.

#2. 수도권 교대를 2018년 졸업한 20대 후반 초등교사 B 씨는 업무 과중에 대한 부담과 처우 불만에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다 최근 의대 증원 소식에 의대 진학 준비하고 있다. 올해 입시에서 바로 성공하기 어렵더라도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7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부터 늘어나는 의대 정원 증원 영향으로 올해 수험생들은 물론 직장인들까지 의대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학원가로 몰리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업계 처음으로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야간특별반을 개설했다. '의학계열 수능 All In 반'은 18일 서초 메가스터디학원 의약학 전문관에서 개강하며 한 달 수강비는 약 70만 원이다.

이틀 전 오후 7시 110명 정도 규모의 강의실에서 진행된 직장인 야간반 특별 설명회엔 의대 진학을 준비하기 위한 직장인들이 참석해 인기를 실감했다.

대성학원도 대학에 재학하면서 서울대 및 의대를 목표로 재도전하는 최상위권 수험생을 위해 지난달 말 '강남대성 SⅡ 2월 야간반'을 개강했다.

수업은 대치동 두각 S관에서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주 2회 이뤄진다. 수업 외 시간에는 학생의 스케줄에 따라 오후 11시까지 자율학습을 할 수 있으며, 대치동 두각 단과 강좌도 별도 신청해 수강할 수 있다.

2024학년도 수능 성적에 따라 최대 수강료 100% 면제의 장학 혜택도 제공한다.

교육플랫폼 이투스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축하한다', '의대 가기 쉬워요! 직장인도 도전해 보세요!'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강좌를 홍보하고 있다. 한 달만 수강하고 3년 내 합격하면 수강료를 돌려주는 특전도 마련했다.

의대 증원에 따른 '의대 쏠림' 현상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심화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역인재 선발비중 등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 정원은 2025학년도 2000명이 늘어 전국 40개 의과대학 3058에서 5058명까지다. 직장인을 배제하고 현역으로 따질 경우 지난해 기준 전국 고등학교 수는 2379개로 각 학교 전교 2등까지만 해도 4758명이다. 전교 3등까지 합치면 7137명으로 의대 정원을 넘는다. 각 학교에서 전교 2~3등 안에는 들어야 의대에 지원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입시전문가는 "전국에서 공부 제일 잘하는 학생이 의대에 간다고 했을 때 이전까지 3058등까지 갔다면 5058등까지 간다는 의미"라며 "일부 입시업체들이 의대특수를 노려 의대입시가 이전보다 쉬워진 것처럼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