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왔는데 다른 병원 가래요"…충북 '응급실 뺑뺑이' 현실화

보호자 "의사 없다고 환자 못 받는다는데 이래도 되는 거냐" 울먹


"힘들게 왔는데 응급실에 의사가 없다고 구급차를 부르라고 하네요."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첫 주말인 24일 충북에서는 응급실에 찾아온 환자가 의사가 없어 다른 병원에 가는 등 의료공백으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낮 1시쯤 충북의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학교병원 응급실 앞에서 만난 정진숙  씨(64·여)와 그의 가족은 근심 어린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정 씨와 가족들은 4년 가까이 허리 통증으로 신경통을 겪고 있는 정 씨 남편의 증세가 이날 갑자기 악화돼 응급실을 찾았다.


하지만 응급실에서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다른 병원에 가라고 통보했다.


정 씨는 "남편이 신경통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오늘 갑자기 증상이 심해져 응급실에 왔는데 병원 측에서 '의사가 없으니 구급대를 불러서 다른 병원으로 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어 "남편이 일주일에 2~3번씩 투석 치료도 받고 있는데 오늘 치료를 받는 날이다"며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사람을 부축해 신경통 증세를 먼저 치료하러 왔는데 응급실에서 이래도 되는 거냐"고 눈물 섞인 하소연을 했다.


결국 이들은 걷는 것도 힘겨운 남편을 부축해 구급차에 몸을 실었다.


충북지역은 전날까지 전공의(레지던트·수련의) 200명 중 161명이 집단 휴가에 돌입하는 등 근무지를 이탈했다.


충북대병원은 전공의가 집단행동을 시작했던 지난 20일부터 전날까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레지던트 2명이 복귀했지만, 122명은 출근을 거부하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전공의 집단 근무지 이탈이 이어지자 지난 20일부터 비상 진료 체계에 돌입했다.


기존 응급실 근무는 전문의 1~2명과 전공의 6명으로 7~8명이 24시간 근무했지만, 전공의가 모두 그만두면서 전문의로 근무체계(주·야간)를 개편했다.


현재는 응급실 소속 전문의(소아과 제외) 7명이 주간 2명·야간 2명 체제로 근무한다. 응급환자가 몰리는 주말엔 응급실 운영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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