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63명 전공의 이탈, 위기 상황…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

94개 수련병원 8897명 전공의 사직서…의료 피해 누적 189건

40개 의대에 의대증원 신청 공문…3월4일까지 접수 후 규모 확정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이탈과 의료공백에 따른 국민 건강이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한 정부가 이날부터 의사 집단행동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3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이날부터 의사 집단행동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한다"며 "별도의 신청이나 지정없이 희망하는 의원, 병원 등 모든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가 전면 시행된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 이탈이 심한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역량을 집중해 의료진의 소진을 방지하고, 중등증 이하 환자는 지역의 2차 병원급에서 경증 외래 환자는 의원급에서 각각 진료토록 할 계획"이라며 "지역 병·의원의 외래수요에 원활히 대처하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날(22일) 위기평가회의를 개최하고 23 오전 8시를 기해 보건의료 재난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상위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또 국무총리 주재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설치했다.


박 차관은 "코로나19 때 심각 단계가 발령됐는데, 당시에는 감염병을 이유로 발령이 된 것"이라며 "보건의료 위기를 이유로 발령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관계부처 및 17개 시·도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의료공백 최소화에 필요한 모든 역량과 자원을 동원할 계획이다. 중대본은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고, 복지부 장관이 1차장으로서 비상진료대책과 집단행동 대응 총괄을, 행정안전부 장관이 2차장으로서 지자체 재난안전관리를 총괄한다. 박 차관은 위기 단계 격상으로 본부장이 복지부 장관에서 내각을 총괄하는 국무총리로 바뀌면서 범부처 차원의 대응 체계가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전날 오후 10시 기준 94개 수련병원에 대한 사직서 제출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78.5% 수준인 8897명이다. 6개 병원은 자료 제출을 독촉했음에도 정해진 시간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시정명령 예정이라고 밝혔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69.4%인 7863명으로 확인됐다.


지난 21일 오후 6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 에 신규로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40건으로 수술 지연은 27건, 진료거절이 6건, 진료예약 취소가 4건, 입원 지연은 3건으로 나타났다. 총 누적 건수는 189건이다.


대학별 의대증원을 확정짓기 위한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2025학년 의과대학 학생정원 신청 안내 공문을 40개 대학에 보냈다고 밝혔다. 정부는 대학의 정원 증원 신청을 다음달 4일까지 받아 추후 대학별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정원 배정은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우선 고려하되,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역량, 소규모 의과대학의 교육역량, 소규모 의과대학의 교육역량 강화 필요성, 지역의료 및 필수의료 지원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며칠 전 TV토론에서 의사 단체 측 패널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이 토론회에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이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박 차관은 "지역의 소중한 인사들을 양성하는 제도를 실력 없는 의사를 만드는 제도로 폄하하지 말아달라"며 "국민의 정서와 매우 동떨어진 발언으로 '국민 위에 의사'가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사단체의 엘리트 지위와 특권의식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의사단체는 그 누구도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유념하여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도 정부는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제안하며 복귀를 촉구했다. 박 차관은 "의료개혁의 주요 목표는 전공의 여러분들이 좀 더 나은 일터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더 이상 이렇게 소모적인 갈등을 할 시간이 없다, 지금 즉시 환자의 곁으로 돌아와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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