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 학생 없어 꿈 못 꿔"…지방대 수입 2040년 '반토막'

등록금 수입, 지방·소규모 대학일수록 더 줄어

"정부 재정 지원도 수도권 대학에 쏠려"


"등록금 인상이요? 학생들 안 오는데 인상은 꿈도 못 꾸죠."


지난달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뉴스1 과 만난 충청권의 한 A사립대학 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등록금 수입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지방의 소규모 대학들은 정부의 재정 지원도 공평하게 받지 못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방·소규모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 2040년에는 등록금 수입이 반토막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학들은 정부 재정 지원 평가에서도 불리해 '학생 미충원·재정 감소·투자 미흡'의 악순환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5일 대학교육연구소가 분석한 '사립대학 학생 수 감소에 따른 등록금 수입 감소 추계'에 따르면 지방대학의 경우 2019년 대비 등록금 수입 감소율이 △2025년 -19.3% △2035년 -25.7% △2040년 -45.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정원 감소와 미충원의 영향으로 등록금 수입이 가파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학 규모에 따라서도 감소율 차이가 나타났다. 재학생 수 2만명 이상의 대학은 2019년 대비 감소율이 △2025년 -7.3% △2035년 -7.9% △2040년 -20.8%로 추정되는 반면 1000~5000명의 작은 대학은 △2025년 -25.6% △2035년 -37.2% △2040년 -57.2%로 감소율이 훨씬 컸다.


1000명 미만 대학은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2040년에는 등록금 수입이 2019년에 비해 -60.9%가 된다.


신입생 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지방 사립대학들은 신입생에게 등록만 해도 100만원 상당의 '입학 장학금'이나 기숙사 제공 등 혜택을 제공하는데, 등록금 수입 추계에는 이런 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대학 운영의 수익성은 이보다 훨씬 저조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신입생 1명이 아쉬운 소규모 지방 사립대학들의 경우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이 완화되더라도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워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등록금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 올릴 수 있지만, 교육부가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을 국가장학금Ⅱ 유형 사업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대부분 대학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등록금을 동결해 왔다. 하지만 소규모 지방대학들에겐 이또한 '남의 나라' 얘기다.


지방의 소규모 대학들이 지역 정주 인재를 키우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이 이들 대학 여건을 고려한 재정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지원 사업들은 신입생·재학생 충원율 등 지방·소규모 대학에 불리한 평가지표를 활용해 대규모 대학 위주로만 재정 지원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전라권의 소규모 대학인 B사립대학 총장은 "학생 수도 적고 상대적으로 인프라도 열악한 우리 대학이 '글로컬대학30'과 같은 재정지원 사업에서 선정될 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며 "지방 소규모 대학들이 지역에서 취업할 청년들을 키우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만큼 소규모 대학들만을 위한 지원 체계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교협의 소규모대학지원TF에서 발간한 '소규모 대학 발전을 위한 고등교육정책 개선방안'(개선방안)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교육부의 일반지원사업 지원금을 학생 1인당 수혜액으로 계산할 경우 재학생 8000명 초과 대규모 대학은 약 158만원인데, 4000명 이하 소규모 대학은 약 90만원에 불과하다.


개선방안 연구에 참여한 김형수 중원대 교수는 "지방 소규모 대학들은 '수도권 쏠림'과 학령인구 감소 등 처한 여건이 대규모 대학들과 다르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경쟁이 아닌 공평한 경쟁을 하면 좋겠다"며 "소규모 대학의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게 소규모 대학 설립목적과 지역 특수성을 고려한 재정 지원 기준이 수립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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