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패 찬 총수들도 분주히 걸었다…영감 구하려 '열공'[CES 현장]

최태원·정의선 삼성·LG전자 전시관 찾아…투명 스크린 기술 관심

최태원 '산업 메타버스' 지멘스 기조연설 참관…정기선, HD현대 AI 기술 세일즈맨 변신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가 개막한 9일(현지시간) 재계 총수들이 라스베이거스 현장 곳곳을 누비며 관심 있는 분야 기술을 샅샅이 살폈다. 여느 일반 관람객들과 마찬가지로 목걸이형 명패를 달고, 드넓은 전시관을 누비는 총수들의 발걸음에는 불확실성이 여전한 새해 경영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기업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고민이 담겨 있었다. 

◇최태원·정의선 꽂힌 '투명 스크린'…모빌리티 플랫폼에도 관심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날 각각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전시관을 방문했다. 두 총수 모두 투명 마이크로 LED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오후 2시쯤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각종 기술을 소개받았다. 

정 부회장은 유독 삼성전자의 투명 마이크로 LED 기술을 유심히 살폈다. 한 부회장이 투명 LED TV를 소개하며 "투명도를 높이게 되면 B2B나 광고, 럭셔리 제품 판매 쪽에 많이 (집중할 것)"이라고 하자 정 회장은 "이제 모든 유리창을 디스플레이화 시키자, 그렇겠네요"라고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앞서 정 회장은 이날 LG전자 부스를 방문해서도 투명 스크린 기술이 적용된 '투명 올레드 TV' 등을 살펴봤다. 정 회장은 은석현 LG전자 VS(전장)사업본부장에게서 LG전자 미래형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에 대한 설명을 듣고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아 투명 마이크로 LED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3.1.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아 투명 마이크로 LED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3.1.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최태원 회장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를 빼놓지 않았다. CES 개막 직후 SK 전시관을 둘러본 최 회장은 곧바로 삼성전자와 LG전자 전시관을 향했다. 

최 회장 또한 삼성전자의 투명 마이크로 LED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기술을 설명하는 임성택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반대편에서 안 보이죠", "집 유리창으로도 가능한가요", "전원이 꺼졌을 때 TV 처럼 검은색을 띠는 게 아니냐"는 등 질문 공세를 펼쳤다.

최 회장은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CES 2024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기술 중 하나로 투명 마이크로 LED를 꼽으며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스크린의) 새로운 영역이 나올 수 있겠다, 건축 등에서 꽤나 쓰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LG전자 전시관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인 '알파블'을 직접 체험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아 호텔에서 롤란드 부시 지멘스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4.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아 호텔에서 롤란드 부시 지멘스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4.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메타버스에도 주목…해외기업 기조연설 참관하기도

CES 2024가 개막하기도 전부터 총수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그룹을 이끌 지혜와 영감을 얻기 위해 진지하게 행사장을 돌아다녔다.

최태원 회장은 개막 하루 전인 8일(현지시간) 독일 산업 IT 기업인 지멘스의 기조연설을 직접 듣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롤랜드 부시 지멘스 최고경영자(CEO)가 산업 공정에 쓰이는 산업용 메타버스 기술을 발표하는 자리로, 최 회장은 부시 CEO와의 별도의 면담도 없이 청중의 한 명으로 뒷줄에 앉아 경청을 이어갔다. 

헤드셋 설계 공정에 지멘스 기술을 활용한 마츠모토 요시노리 소니 기술·인큐베이션 총괄도 기조연설에 등장해 지멘스의 기술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멘스가 산업용 메타버스 기술로 제조 기업과의 협력을 넓혀가는 것과 관련해 "이제 협업이 중요해진 문제로 다가오는 것 같다"며 "나 혼자 모든 솔루션을 다 만들어 내놓는 게 잘 안 될 수도 있다. 파트너링을 해서 공동으로 만들어 낸 솔루션을 같이 파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왼쪽)과 박진원 두산밥캣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에 마련된 HD현대 전시관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4.1.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왼쪽)과 박진원 두산밥캣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에 마련된 HD현대 전시관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4.1.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수소·AI 중요'…그룹 사업 챙긴 총수들

3년 연속 CES에 참석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개막 당일 HD현대 전시관에 상주하며 AI를 활용한 건설 인프라 기술 소개에 주력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오전 HD현대 전시관을 찾아 직접 기술 소개를 들은 뒤 "예전에 AI라는 게 챗GPT를 비롯해 화두로 나왔다면 올해부터는 산업현장을 비롯해 AI가 실제적으로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가 화두일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는 CES에서 4.5m 크기의 무인 굴착기를 전시하는 등 운전자 없이 건설현장에서 안전하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정 부회장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 박진원 두산밥캣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전시관을 방문할 때마다 직접 나서 기술을 소개했다. 가수 지드래곤이 전시관을 방문했을 때도 가상현실 트윈 체험을 함께하며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오는 10일(현지시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CES 기조연설에 나서 바다(조선)를 넘어 육상 인프라 분야에서의 인류 혁신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자사의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기술에 힘을 실었다.

정 회장은 "(수소 사회 전환 노력은) 후대를 위해서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CES 2024에는 허태수 GS그룹 회장과 구자은 LS그룹 회장도 참석해 산업 트렌드를 살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도 롯데정보통신 전시관을 찾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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