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 적자지만 지갑 연다"…SK하이닉스, 성과급 지급 공지

"바뀐 PI 기준 따라 이달 내 지급 예정"…'영업익 적자'에도 최대 50% 가능

적자폭 개선 및 솔리다임 제외 흑자 추정…별도의 격려금 논의도 진행

 

SK하이닉스가 수조원대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2023년도 하반기분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이날 임직원들에게 "미래 AI 인프라를 선도하는 구성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1월 최종 경영실적 집계 이후 이달 내에 영업이익률에 따라 생산성 격려금(PI)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PI는 반기별로 세운 경영 계획이나 생산량 목표치 등을 달성한 정도에 따라 지급하는 격려금으로 매년 상·하반기에 두 번 지급된다. 원래 PI는 기본급의 100%가 최대치였지만 지난해 10월 노사 협의를 통해 생산량 목표 달성 시 영업이익률에 따라 지급하는 '차등방식'으로 개선되며 지급률은 최대 150%(영업이익률 30% 이상)까지 확대됐다.


회사 측은 이날 "2023년 하반기부터는 노사가 새로 마련한 PI 기준이 적용된다"며 "다운턴 극복 과정에서의 구성원 노고에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수조원대의 적자로 성과급 지급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반기분 PI에 포함되는 3분기 영업손실은 1조7920억원이었고, 적자폭을 크게 줄였지만 4분기도 22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면서 하반기에만 2조원 수준의 적자가 전망돼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가 이날 PI 지급을 언급한 것은 지난해 노사가 새롭게 마련한 PI 지급 기준 영향으로 보인다. 


노사는 2023년 하반기부터 영업이익률 15∼30% 달성시 PI 지급률 125%를 비롯해 △PI 지급률 100%(영업이익률 0∼15%) △PI 지급률 50%(영업이익률 -10∼0%) △PI 지급률 0%(영업이익률 -10% 미만) 등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이 적자를 보더라도 그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50%의 PI 지급이 가능해졌다. 이에 3분기 -20%였던 영업이익률이 4분기에는 개선되면서 하반기 PI 지급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노사 대표 간 회의자리에서는 적자 규모가 큰 자회사 솔리다임을 제외한 영업이익으로 PI 지급률을 결정하자는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분배금(PS)'에서는 이미 솔리다임에 대한 최종 인수가 완료되는 시점을 고려해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솔리다임 실적을 제외하고 산정하기로 한 바 있다.


격려금 지급도 이뤄질지 관심이다. 작년 한 해 발생한 영업손실만 8조원 규모로 추정돼 PS 지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올해는 8조~9조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데다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한다는 차원에서 PS를 격려금으로 대체해 줄 것으로 보인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1년에 한 번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000%)까지 지급돼 임직원들 사이에서 '진짜 성과급'이라고 불린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개인별 성과 등을 반영해 PS를 지급한다. 이사회 절차가 필수인 만큼 PI 및 격려금은 이달 24일 이후 구체적인 내용이 공지·지급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8월 SK하이닉스는 적자 상황으로 '상반기 PI'를 지급하지 못한 대신 '위기극복 격려금' 12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2020년에도 PS을 지급하지 못했지만 기본급의 400%에 해당하는 특별기여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르면 이달 말 SK하이닉스는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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