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독 치킨집 사장님만 힘들까?

bhc치킨, 29일부터 치킨값 평균 12.4% 인상

 

올해 4월 교촌치킨에 이어 bhc치킨마저 가격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양사 모두 가맹점의 수익 악화를 가장 큰 이유로 내놓았습니다.


일각에서는 가맹점을 방패막이로 앞세워 가격 인상을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지만,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청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bhc 본사는 14일 전국 가맹점 협의회와 함께 하반기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전 간담회에서 나왔던 다양한 요구 사항들에 대해 경과를 공유하고, 가맹점 현장에서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섭니다. 이 자리에서도 가맹점주들의 치킨 판매가 인상 요구는 거셌습니다. "닭을 팔아도 남는 것이 없으니 더 비싸게 팔게 해달라"는 것이지요.


가맹 본부는 가맹점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가맹사업만의 특수성입니다. 가맹점주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결국 bhc 본사도 결정을 내렸습니다. 가격을 선제적으로 인상했다가 어려움을 겪은 교촌치킨을 보면서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bhc는 간담회에 앞서 자체 튀김유인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의 가맹점 공급 가격을 지난 8월 대비 24% 내렸습니다. 지난 11월7일 2만1000원 내린 데 이어 40여일 만에 4500원을 추가 인하한 것입니다. bhc 튀김유의 가맹점 공급가는 2021년 이후 2년 만에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해바라기유 원재료의 국제 시세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됐고, 가맹점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곧바로 반영한 것입니다. 해바라기유 공급가를 내렸음에도 판매가 인상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았고, 결국 '뿌링클' 1마리 가격이 2만원을 돌파하게 됐습니다.


같은 자영업자들이지만 유독 치킨 업계에서 "힘들다"는 목소리가 자주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천천히 뜯어보겠습니다.


먼저 이젠 필수가 된 배달앱 중개수수료입니다. 약 1200원의 중개수수료에 카드수수료 약 500원, 라이더 비용 약 6000원, 부가세 약 788원, 고객 전송료(배달비) 평균 3000원까지 듭니다. 일반적으로 배달비 3000원을 자영업자들이 가져간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 끝이 아닙니다. 생닭과 기름, 포장박스, 물티슈, 나무젓가락 등 원부자잿값으로만 1만원 이상의 고정비가 나갑니다. 둘을 합치면 최소 2만원 이상의 금액이 빠져나갑니다. 여기에 음료와 인건비, 임대료 등을 추가하면 "남는 게 없다"는 자영업자들의 말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가맹본부는 가맹점과 소비자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양쪽 모두 고객인 셈이지요. 이번 선택으로 어떤 고객은 환호를 보내겠지만, 또 다른 고객은 잠시나마 외면할지도 모릅니다. 세상에 모두가 만족하는 선택이라 것이 존재할까요? 두 선택지 앞에서 본사도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벌써 bhc를 향한 비판적인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다만 비판에 앞서 전후 사정을 이해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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