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 출범으로 이준석 탈당·신당 창당 여론 관심 밖으로

'천아용인' 일부 불참 선언…잔류 가능성 제기에도 부정적 반응 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예고한 탈당 시점인 27일이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이른바 친이준석계로 불리는 인사들의 이탈로 구심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은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봤다. 여야 박빙 대결이 예상되는 수도권과 부산 등 일부 영남권을 중심으로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인요한 혁신위원회에 이어 한동훈 비대위가 26일 당 전국위원회 동의을 앞두면서 이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한 관심은 급속하게 식고 있다. 여론의 관심은 한동훈 비대위 행보에만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의 연대 등 제3지대 구성 역시 여전히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또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이준석 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신당 창당 동력은 더욱 힘을 잃고 있다. 

애초 당 내부에서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으로 불리는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의 신당 창당 합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거대 양당 대결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기존 지지층에 등을 돌리는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초선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 선택은 쉽지 않다"며 "그동안 지지해준 유권자들을 배신하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이준석 신당에 대해 "천아용인이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거물급 정치인이 합류하느냐가 중요한 기준인데 현재로서는 본인이 가진 패를 하나도 열지 못하고 있다"며 "제3지대나 비명계도 거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 이 전 대표를 당에 끌어오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가 이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당 내부에서는 비주류를 중심으로 여전히 총선에서 이 전 대표의 합류를 바라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 총선에서 젊은층에 어필할 수 있는 이 전 대표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내 주류 반응은 부정적이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의 탈당 시점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두 분(한동훈-이준석)이 만나서 이 전 대표가 당에 잔류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같이 갈 수 있느냐 이런 얘기를 하는 데 그렇게 되면 이 전 대표에게 굉장히 파격적인 제안을 해야 한다"며 "지금 당 상황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 역시 국민의힘 잔류에서는 부정적이다. 그는 지난 22일 MBC라디오에서 "(한 전 장관이) 제안할 게 없을 것"이라며 "소위 당정일체를 가장한 대통령이 모든 걸 주도하고 대통령이 아주 잘못된 방향으로 당과 국가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느 것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의 정치적 멘토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지난 24일 KBC 등 전국 9개 민방 공동대담에 출연해 "이준석이 국민의힘에 다시 합류를 한다고 했을 적에 이준석의 정치 생명을 그걸로 끝나는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가 지금 신당을 만들고 총선에 임할 것 같으면 소위 성공률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