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탕서 '악'하며 쓰러져"…세종 목욕탕 감전 3명 모두 사망

같은 동네 70대 여성…성탄절이브 새벽 함께 왔다 참변

39년 된 건물, 지난 6월 전기안전점검 적합 판정…경찰 등 합동감식


24일 세종 조치원읍 한 목욕탕에서 감전사고가 발생해 70대 여성 3명이 숨졌다.

세종시에 따르면 심정지 상태로 세종충남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A씨(71)가 이날 오전 11시52분쯤 끝내 숨을 거뒀다.

이날 사고는 오전 5시37분쯤 조치원읍 지하 1층 여성 목욕탕에서 온탕 안에 있던 A·B씨(이상 71)·C씨(70)가 쓰러지면서 발생했다.

당시 목욕탕 탈의실에 있던 한 이용객이 '악'하는 비명을 지르며 여성 입욕객들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모두 심정지 상태인 이들을 세종충남대병원, 청주하나병원, 충북대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이 가운데 2명은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숨졌다. A씨도 세종충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39년 전인 1984년 12월 사용 승인됐다. 지하 1층은 여탕, 지상 1층은 카운터와 남탕, 2∼3층은 모텔로 사용돼 왔다.

이 목욕탕은 평소 오전 5시20분에 문을 여는데 같은 동네 사는 이들이 첫 손님이었다. 성탄절 이브를 맞아 목욕탕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여탕에는 손님 몇 명이 더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에서 감전사고로 70대 여성 3명이 사망한 가운데 관계자가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배전판을 살피고 있다.2023.12.24/뉴스1 © News1 장동열 기자
24일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에서 감전사고로 70대 여성 3명이 사망한 가운데 관계자가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배전판을 살피고 있다.2023.12.24/뉴스1 © News1 장동열 기자


감전 사고가 난 이 목욕탕은 지난 6월 한국전기안전공사 안전점검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점검 당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세종시는 사고와 관련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최민호 시장을 본부장으로 한 대책본부는 유가족별로 전담 직원을 지정하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소방본부와 함께 관내 목욕탕을 대상으로 한 안전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마을 주민 윤용기씨(62)는 "오래된 시설이지만 목욕탕은 나름 깔끔한 편이었다"며 "평일에는 손님들이 거의 없고, 주말 휴일에는 동네 사람들이 제법 많이 찾는 곳"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 누전으로 인한 사고로 보인다"며 "전기안전공사,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과 함께 합동 감식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