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만에 2.5억 싸게 거래”…부동산시장은 가격 조정 중

서울 강북보다 강남 매수심리 더 급격히 위축

당분간 약세장 이어질 수도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8차’ 전용면적 163.67㎡(10층)는 지난 8월 54억원에 매매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9월 같은 단지·면적의 1층이 53억7000만원에 거래돼 집주인이 바뀌었다. 이어 이달 해당 아파트 동일 면적 10층이 51억5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해당 지역 공인중개업소는 현대8차 일부 물건과 관련해 ‘급매로 가격 조정 중’이라는 설명을 덧붙여 놨다.


부동산 시장이 빙하기를 맞았다. 가격 방어 등을 이유로 인기를 끌었던 강남 아파트의 인기도 시들하다. 매도·매수자 간 거래희망가격 차이 등으로 관망세가 확산된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될 경우 시장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0.01%→-0.05%)·서울(-0.01%→-0.03%)·지방(-0.02%→-0.03%) 모두 하락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원은 “거래 희망 가격 격차가 큰 상황 속에서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매수 문의가 더욱 한산해지고 있다”며 “매도가격 하향 조정 매물이 나타나고, 급매물 위주로 간헐적인 거래만 이뤄지는 등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수세는 위축되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87.9)보다 0.5포인트(p) 떨어진 87.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7에서 83.8로 하락했다. 특히 강남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86.6→85.5)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속한 강북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82.9→82.1)보다 더 급격히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강남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인기를 끌었던 강남 지역에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데, 강북 지역보다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며 “강남 매수 심리 하락이 주는 의미는 크다”고 귀띔했다.  


거래량은 감소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월별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는 △6월 3846건 △7월 3588건 △8월 3865건 △9월 3372건 △10월 2313건 △11월 1672건 등으로 조사됐다. 다만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신고 기한은 이달 말까지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연말·비수기 영향으로 수요층 움직임이 제한된다”며 “가계부채 증가세에 따른 정책금융 축소와 기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를 더 강화한 스트레스 DSR 제도가 도입될 예정인 만큼 전반적인 위축 경향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스트레스 DSR이 적용될 경우 개인별 대출 여력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며 “소득이 제한되고 물가가 높은 상황인데, 주택구입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때보다 대출 제도가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현금 여력이 없으면 주택 구매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실수요자일 경우 서울이 아닌 수도권 청약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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