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이 틈만 나면 찾았던 ASML…삼성전자와 초미세 공정 개발한다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 설립해 초미세 공정 공동 연구

파운드리서 TSMC 추격 속도…"2025년 2나노 양산"

 

삼성전자가 '슈퍼 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과 손잡고 초미세 공정 개발에 나선다. 공동으로 R&D(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ASML 본사를 세 번이나 찾을 정도로 공을 들인 것이 효과를 봤다. 이번 동맹을 통해 삼성전자는 격전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대만 TSMC 추격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3나노(㎚·1㎚=10억분의 1m)에 이어 2나노에서도 앞서나가겠다는 계획이다.


12일(현지시간) 삼성전자(005930)와 ASML은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 설립 MOU를 체결했다.


내년부터 삼성전자는 ASML과 공동으로 1조원을 투자해 국내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를 설립 운영한다. ASML이 반도체 제조기업과 해외에 최초로 설립하는 R&D 센터다.


R&D센터에서는 차세대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기반으로 초미세 제조 공정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ASML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EUV 1대당 약 2000억원에 달하지만, 연간 약 50대만 생산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7나노 이하의 초미세 공정을 구현하려면 EUV 장비를 필수로 사용해야 한다.


특히 내년에 나오는 차세대 EUV 장비는 1나노 미만의 미세공정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다 보니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도 이날 ASML을 찾아 EUV 장비 확보를 요청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과 지난해 6월에 ASML을 방문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ASML의 초미세 공정 공동 개발 연구가 대만 TSMC 추격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TSMC와 3나노 공정을 주도하고 있으며, 2나노와 1나노 시장에서도 첨단 기술 개발 경쟁 중이다. 미국 인텔까지 초미세 공정 개발을 선언한 상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삼성전자는 ASML과의 공동 연구로, EUV 장비 확보는 물론 최첨단 공정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인 TSMC와 격차도 좁힐 전망이다. 지난 3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57.9%이며, 삼성전자는 12.4%를 차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2나노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인텔이 TSMC와 격차를 좁힐 기회가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ASML의 동맹은 파운드리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초미세 공정에서 삼성전자가 TSMC를 제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도 ASML과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 공동개발 MOU'를 체결했다.


EUV 장비 내부의 광원 흡수 방지용 수소가스를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기술을 공동개발한다. 재활용 기술을 통해 EUV 한 대당 전력 사용량을 20% 감축하고 연간 165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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